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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06. 2016

노르웨이 여행, 오슬로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국경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할까?


피요르드사진을 보았는지 내셔널 루트 사진을 보았는지, 그도 아니면 미국 자동차 여행이 그리웠는지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을 제안한다.


그래, 오랫만에 밥솥 싣고 달려보지 뭐~!


평소 어느 여행지를 고르던, '여행만은 당신 뜻대로'를 실천하는 남편이 난생 처음 제안한 여행지기에 승낙을 한다.


두부조림, 어묵볶음, 오징어채, 멸치 볶음 등 저장성이 좋은 반찬 몇 가지를 준비하고 배추김치, 부추김치, 깻잎지 등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도 준비해 아이스박스에 담는다. 이도 저도 다 먹고 더이상 먹을 것이 없을 때를 대비해 라면과 김, 참치 캔 등을 챙기고 쌀과 밥솥, 그외 식사와 정리에 필요한 용품을 따로 챙긴다.


수 차례 미국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습득한 노하우 몇 가지가 있는데 큰 가방과 별도로 세면도구, 잠옷 등만 챙긴 간단한 베낭을 준비하여 호텔에 체크인할 때는 배낭만 들고 들어가면 되도록 짐을 꾸리는 것이나 운전 중 피크닉에어리어에서 식사를 해결할 때 필요한 보따리를 트렁크 가장 바깥쪽에 아이스박스와 밥솥 옆에 챙기는 등의 팁이 그것이다.


체크인하여 잠을 청한 뒤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하고 다시 이동하는데 그런 날들이 이주에서 삼주이상 매일 반복된다. 호텔 투숙마다 온갖 짐을 바리바리 들고 호텔을 드나드는 번거로움, 인적없는 곳에서 식사시간이 다가올 경우 배를 곯아 가며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혹은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운 마당에 괜찮은 식당찾아 고속도로에서 한참 떨어진 도시로 들어갔다 나오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터득한 우리 가족의 장거리 자동차 여행 팁이 꽤나 많다.


그중 최고로 든든한 것이 트렁크의 밥솥이다. 하루에 열시간을 넘게 달려도 시뻘건 네바다 사막이나 딸 아이가 스테이크 같다고 했던 커다란 고기 덩어리 같은 지형만 나타나는 유타같은 곳에서 원하는 시각에 식당있는 마을이 눈앞에 나타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런 경우 종일 굶기 십상인데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 한 끼를 훌륭히 해결하곤 하던 고마운 밥솥, 우리 부부가 자동차여행을 한다고 하면, 밥솥 한 번 실어보지 뭐~ 라고 농을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차를 배에 싣고 우리는 핀란드를 떠났다. 배는 아침 6시 반 경, 비교적 이른 시각에 우리를 스웨덴 스톡홀름에 내려주었고, 스톡홀름에서 차로 6시간 달려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건배!


안녕? 스톡홀름???? 반년 전에 왔을땐 어두워서 안보이더니 지금 오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배에서 바라다 본 풍경이 겨울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북유럽 여행은 여름에 해야 하나 보다.


중간에 커피도 한 잔 마시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4시간 반을 달렸더니 국경근처다. 노르웨이에 가면 스에덴보다 물가가 조금이라도 더 비싸니 물과 쥬스 등 몇 가지를 사기 위해 국경 근처 마트에 들렀다. 어머나!!! 이곳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을 만나게 될 줄이야, 너 참 비싸구나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오갈 때는 그래도 여권검사라도 하더니 스웨덴과 노르웨이 국경을 지나는데에는 흔한 환영의 안내판조차 없이 가던 길을 가면 되더라...

이쪽으로 가면 오슬로, 이쪽으로 가면 스톡홀름이라는 국경 근처에 표지판이 있었고 잠시 후 노르웨이 국기가 갑자기 내린 빗방울 아래 나부낀다. 그걸로 끝,


노르웨이 다 왔나벼~~~?

뭐야, 진짜 옆동네 가듯 아무도 신경안쓰네?


그렇게 국경을 지나 한 시간 반정도를 더 달려 오슬로에 도착했다. 고등학교 시절, 누구나 공부했었을 성문영문법의 독해 지문중에 '오슬로에 간 어느 남자가 안좋은 냄새가 계속 나 오슬로는 지저분한 도시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던 차, 자신의 코에 고름(?)이 생겨 냄새가 나는 병에 걸린 것을 알고는 오슬로가 아니라 내 코가 문제였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때 처음 들어본 도시이름 오슬로에 가족들과 함께 온 것이다. 불현듯 성문종합영어가 떠오른다. 이 묘한 매치! 나 혼자만의 기억에 가족들이 덧씌워지면 묘한 기분이 든다.


딸들이 호텔 로비에서 게임에 열중, 딸들은 이 soccer게임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호텔이나 캐빈마다 이 게임을 준비해 놓은 곳이 많더라, 다른 사람들도 다들 좋아하나보다

바닷가가 보이는 호텔 뒷뜰, 여유롭게 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햇살을 맞으며 지난 밤부터의 여정을 풀고 있다


친필로 작성한 환영의 메모와 함께 쵸콜렛 등 간단한 선물이 쇼핑백에 담겨 문고리에 걸려 있다. 노르웨이에 와서도 환영을 받으니 별 것 아닌 선물이지만 왠지 고맙고 또 오고 싶다.


쿠쿠하세요~ 쿠쿠

이제 든든히 밥 챙겨 먹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련다


여행용으로 별도 준비한 작은 사이즈 쿠쿠


노르웨이에 잘 도착했음을 기념하며 오늘도 짠!
(이 와인은 배에서 샀답니다... 제 글을 오래전부터 읽으신 분들은 아시는 그 배의 그 주류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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