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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12. 2016

노르웨이 #3 엘사와 안나 자매의 왕국, 아렌델

오슬로 Akershus 요새와 항구도시 Arendal

2년 전이던가? 전 세계를 강타한 자매가 있었으니 엘사와 안나자매다. 아렌달의 공주자매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을 이끈 주인공이었고 이들은 겨울왕국을 배경으로 사랑과 가족애 등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꼬마아가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Let it go를 외치는 기현상도 겨울왕국 자매덕분이었다.


겨울왕국이 역대급 히트를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할 즈음에는 이미 디즈니공주는 너무 유치한 존재일 만큼 딸들이 많이 자라있었지만 때마침 (2014년 1월 시카고의 기록적인 한파로 급히 피난가듯 월남했었다) 방문한 올랜도 디즈니 월드 불꽃놀이 중 디즈니 성에 등장한 엘사와 안나의 기억만큼은 가슴 속 깊이 새겨진 소중한 추억이다. 각각 엘사와 안나의 역할을 맞아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을 부른답시고 방문을 사이에 두고 앉아 노래를 부르며 놀곤 하던 자매이기도 하다.


얘들아, 겨울왕국에 그 왕국 생각나지? 아렌달! 그 왕국의 실제 모델이 된 성이 오슬로에 있다?????


진짜요????????


응, Akershus 성이라고도 하고 요새라고도 하고... 그곳을 보고 아렌달 왕국을 그렸대!


우리 거기 갈꺼에요???

( 모두가 하는 여행이지만, 어디에 갈지 어떻게 갈지 언제 갈지는 늘 나 혼자만 안다.)


지금 가는 길이지롱


오예~~~~~!


입구가 어디야? 저기 저거 같은데 왜 입구가 안보이지???? 한 바퀴를 다시 돌다 보니, 다리 밑 작은 철문이 보인다.


성이고 요새라 해서 대단히 큰 입구와 매표소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돌담과 다리, 작은 철문뿐이다.

작은 안내 간판이 서 있어서 안도하며 길을 따라 올라 다리를 건너니 요새입구가 나온다.

차근 차근 요새를 둘러볼 마음이었지만 저 멀리 성곽이 보이고 대포가 보이자 딸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한 켠 벤치에서 열렬히 키스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커플은 시간이 멈춘 듯 사랑에 충실하건만 딸들은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 흥미로운 것을 보기만 하면 일단 달린다. 무거운 어미는 뒤늦게 따를 뿐, 이젠 더이상 함께 달리지 못한다. 한참 대포를 구경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딸들을 불러세워 사진찍기를 요구한다. 사진찍기보다 구경하는 것이 더 좋은 딸들이지만 빨리 자세잡아주고 구경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리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안다.


사진을 몇장 찍은 뒤 딸들을 따라 대포가까이 올라가 보니 대포가 문제가 아니라 성곽 너머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적의 움직임을 잘 파악해야 하는 요새의 특성으로 미루어 볼 때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아야 할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다.


때마침 해가 기울고 바다 건너 살짜기 붉은 빛이 물든다. 지는 해는 어디서 보든 아름답구나. 붉은 빛을 받으며 돌담을 끼고 돌길을 걷는다. 기괴한 모양의 조각상들도 다소 우수꽝스러운 모양의 모자를 쓴 근위병도 각자의 자리에서 요새를 지키고 있다.


숨가쁘게 달리다가 왁자지껄 수다를 떨기도 하며 요새를 둘러보고 나오다가 문득 큰 아이가 묻는다.


그런데 어디가 아렌달이라는 거지????


몰라??????


겨울왕국의 배경이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전혀 매치가 안된다.


에이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고 쳐, 대신 진짜 아렌달에 가자.


오잉? 진짜 아렌달이 있어요?


겨울왕국이랑 상관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아렌달라는 멋진 항구도시가 있거든


얼마나 가요?


차로 3시간~


음, 얼마 안가네! 갑시다!!


오슬로를 떠나 아름다운 항구도시 Arendal로 떠난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카페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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