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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19. 2016

노르웨이 여행 번외편           - 사발면

지성작가님께 지금 풀만 먹고 있는 고충을 이야기하다가 비빔밥이 너무도 먹고 싶다는 실토를 하고 말았다. 묘하게 지성작가님은 나의 식욕을 자극하신다. 일전에 청국장도 침을 줄줄 흘리게 했고 사발면편도 넋 놓고 읽었더랬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사람을 강하게 끄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다.


지성 작가님 글을 읽고 벼르고 벼르던 청국장을 먹었고 브런치글로 자랑했다. 사발면 먹은 자랑이야기도 글을 썼다가 불안정한 인터넷 사정으로 날아가 버렸는데 오늘 생각난 김에 다시 써야겠다.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주인공은 사발면이다!


장거리 자동차여행을 하다 보면 끼니에 맞춰 적당한 식당이 있는 도시를 지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차 트렁크에는 간단한 조리기구와 밥솥이 실려 있다. 배고프고 경치좋은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다니는 것이다.


호텔에서 출발할 때 밥솥에 밥을 새로 지어 트렁크에 올려두면 세상없이 든든하다. 오늘도 굶지는 않겠구나!


노르웨이의 숲과 호수를 달리다 보니 어느덧 끼니때가 되었다. 마침 예쁜 호숫가를 따라 테라스가 짜여져 있고 피크닉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기에 차를 멈춘다. 오늘 점심은 저곳이다!


이런 풍경에서라면 몸에 좋을리 없는 인스턴트 라면이라도 귀한 한끼가 될 것만 같다. 테이블보를 깔고 밥솥을 꺼내 주걱으로 밥을 푸고 아이스박스에서 반찬 몇가지를 꺼낸다. 그동안 남편은 버너에 물을 끓인다.


사발면의 비닐을 뜯고 스프를 털어 넣은 뒤, 바글바글 끓어오른 물을 조심스레 붓는다. 면이 충분히 익을 동안 엄마가 한국에서 싸주신 깻잎 반찬을 얹어 밥을 한 술 뜬다. 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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