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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Sep 06. 2016

핀란드의 놀이공원 구경하세요

Sarkanniemi in Tampere

9월의 첫주말

불과 사나흘 차이인데 8월이 지나고 9월이라 말머리를 달고 나니 여름은 더욱 멀어지는 것만 같다.


이제, 여름도 끝이구나...

떠나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다 말고 문득, 올 여름 놀이공원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년 10월, 집에서 차로 두시간 거리인 Tampere에 놀러갔을 때 전망대에 올라 탐뻬레 시내를 바라보며 아주 로맨틱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날도 딸들과 나만 떠난 길이었다. 아마 늘 그렇듯 남편이 바빴나 보다. 그날의 식사가 얼마나 좋았었는지 아이들은 아빠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며 백 번쯤은 이야기한 것 같다.


천천히 360' 돌아간다는 식당에서는 발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보며 식사할 수 있다고 했고 그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을 충분히 흥분했던 것 같다. 살짝 안개가 낀 모습은 마치 구름위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저만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어쩌면 디저트까지 코스로 서빙되는 식사가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른다. 코스요리로 포함되지 않았다면 엄마는 식당에서 디저트를 사주시지 않으니까 말이다.


전망대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호수와 숲, 그리고 때아닌 놀이기구들.한 겨울도 아닌데 시즌오프라며 운행을 멈춘 놀이기구들은 조금 을씨년스럽기도 했지만 밝은 햇살이 비추면 반짝이며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개성을 뽐내겠지 짐작하게 했다.

여름에 다시 와야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았던 세르켄니에미 놀이공원의 전경


그러던 것이 한국행과 여름 여행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느덧 우리는 가을앞에 달려와 있다.


이런! 이번 주말이 개장마지막날이란다. 주말을 놓친다면 다음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쩌지? 작은 아이가 금요일 방과후부터 Aida집에서 sleep over를 하기로 했는데... Elina엄마가 헬싱키의 놀이공원에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갈 걸 그랬나...


잠시 생각에 잠긴다


Annu! sleep over 하고 말이야 토요일 오전에 내가 Aida 데리고 탐뻬레 다녀와도 되니? 놀이공원 가려고!


가까운 곳도 아니고 차로 두 시간을 달려가는 곳이니 어지간한 사이가 아니라면 남에게 아이만 덜렁 보내기에는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물었다.


어머!!!! 너 짱이야!!! Aida 정말 좋아할거야!!! 너는야 Super star!!! 표는 당연히 내가 산다!!!!


의외로 선뜻 아이를 맡긴다. 무한한 감사와 함께


Susanna야! 나 내일 오전에 내 딸들이랑 작은 딸 친구랑 탐뻬레 놀이공원갈꺼야. Gabby데려 갈까?


오예!!!! Gabby 난리났다 난리났어!!!! 넌 어쩜 그리 멋지냐!!! 내가 간식싸보낼께! 표는 어떤 거 살꺼야? 같은 걸로 사자!


이렇게 큰딸과 큰딸친구, 작은딸과 작은딸친구로 짝을 이뤄 탐뻬레로 향한다. 차로 달리는 두 시간! 오레오와 치즈볼을 먹어가며 수다를 떨다가 뒤로 넘어가듯 웃어대고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아이고, 정신 없어라~~~얘들아! 뭐가 그리 좋으냐!


신나쟎아요!!! 오예!


핀란드의 놀이공원도 여느 곳의 놀이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전목마가 있고 롤러코스터도 있고 범퍼카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아무리 인기만점의 놀이기구라도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에 스무번의 놀이기구 탑승도 가능한 곳!


놀이기구에서 내리기기 무섭게 다음 놀이기구로 내달리는 아이들, 지치지도 않는가 보다.






탐뻬레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제외하면 몇 안되는 큰 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투르크와 함께 제2,3도시쯤 되지요. 투르크와 헬싱키에 비해 약간 북쪽에 있지만 핀란드 전체로 보면 남쪽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어요. 핀란드 어디나 호수가 많다지만 탐뻬레는 정말 호수가 많은 곳이랍니다. 전망대에 올라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고 규모는 작지만 아쿠아리움과 천문대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핀란드 전통 동시나 동화를 읽어주는 이벤트도 있어서 아이들과 들러 보기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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