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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r 17. 2016

겨울왕국 Lapland

개썰매탈래 오로라 볼래? 둘다해

한국사람들이 많이 모여살아서 제2의 LA라 불리우는 애틀란타는 미 중부에 살던 내가 남쪽으로 여행갈 때 반드시 지나치는 도시이다.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여행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애틀란타에 들러 잠시 머물다 가곤 했다. 조지아 수족관도 있고 cnn, coca cola투어도 있고, 올림픽 경기장도 있고 오며가며 둘러볼만한 것이 제법 많다.


가까이 지내던 할머니 한 분이 내가 애틀란타에 자주 들르는 것을 알고 stone mt. 이라는 곳을 소개해 주셨다. 할머니들과 친하게 지내면 이런 저런 알짜배기 정보들을 많이 주신다. 애틀란타에서 차로 한 시간이 채 안걸리는 곳에 위치한 stone mt. 은 산 전체가 커다란 하나의 화강암 돌덩어리다. 단일 암석산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라고 한다. stone mt.이 유명한 또 한 가지는 세 장군의 부조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암석 한 면에 세 명의 남부군 장군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전체 넓이가 축구장만하다고도 한다.

아직은 쌀쌀한 spring break에 플로리다 어디메를 가려던 중이었을 것이다. 스톤 마운틴에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려고 입구에 들어서는데 주변에 꽃이 만개했다. 몇 시간 내려왔다고 그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우리 동네는 아직도 추운데...

잠시 꽃놀이중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잠시동안 ' let it go' 가 울려퍼진다.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주위를 살펴보니 4살남짓된 여자아이가 엘사드레스를 입고 'let it go' 를 열창한다. 아이가 귀여워 살짝 아이의 엄마에게 미소를 건넨다. ' 얘 요즘 만날 이노래만 불러 이해해줘~' 엄마가 웃으며 이야기한다.


봄꽃이 만개했던 스톤마운틴은 그 아이덕분에 내게 겨울왕국과 함께 기억되는 기묘한 콜라보.


디즈니 애니매이션 겨울왕국을 보다 보면 안나에게 사우나를 소개하는 기묘한 영어발음의 여관주인을 만나게 된다. 아마 그곳이 라플란드아니었을까...

라플란드는 스칸디나비아의 북쪽 지역으로 스웨덴령, 노르웨이령, 핀란드령, 러시아령이 있다.


파란 색으로 칠한 부분이 라플란드

한국분들도 많이 방문하는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은 이 라플란드 지역의 시작점이다. 로바니에미는 북극권이 가로질러있고 그 북쪽으로는 진정한 겨울왕국이 펼쳐진다. 로마니에미에서 서너시간 북쪽으로 올라가면 유명한 스키리조트들이 있고 겨울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글루체험, 개썰매타기, 얼음낚시, 북극동물 사파리 등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라플란드 여행의 백미는 누가 뭐라 해도 오로라



' 오로라 보러 가자!'

' 그래? 그럼, 개썰매도 타고, 이글루도 가자!'

오로라 예보 앱을 깔고 기상상태와 오로라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며 북으로 북으로 이틀에 나누어 쉬엄쉬엄 달린다. 아무리 핀란드에 살고 있다 해도 오로라가 남쪽까지 내려오는 일은 거의 드물고 북으로 올라가야 한다. 게다가 날이 흐리면 오로라가 왔어도 볼 수 없고 날이 좋아도 오로라가 북미쪽으로 이동했으면 볼 수 없다. 제발 오로라를 볼 수 있기를

낮에는 스키장에서 놀다가 오후에 해가 지면 오로라 관측 앱을 살핀다.


이글루 호텔로 유명한 칵슬라우타넨 리조트에 묵지 않아도 이글루 체험을 할 수 있다(lapald safaris 참조) 스키장과 썰매장이 함께 있는 리조트에서 묵고 이글루 체험은 개썰매와 함께 당일체험으로 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나 놀거리측면에서 훨씬 알차다. 칵슬라우타넨이 너무 비싼 까닭이다. 일단 들어가고 나면 사실 이글루가 별게 없다...

실컷 놀다보면 아무리 스키복이어도 눅눅하게 젖어있다. 욕실 한 켠에 자리한 사우나에 아이들을 들어가게 하고 옷은 건조기같은 것에 말린다. 냉장고같이 생긴 옷장에 옷을 걸고 작동시키면 건조가 된다. 눅눅한 곰팡이냄새날까봐 걸어말릴 필요가 없다. 아이 좋아라..... 부엌에서는 지글지글 불고기도 익어가고 김치찌게도 보글보글... 집에서 양념한 불고기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가져왔다. 밑반찬 몇가지도 준비해 오고 전기밥솥, 물론 가져와서 밥지어 먹는다. 우리는 칵슬라우타넨에 갈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 밥


부엌과 사우나 등 편의시설이 다 갖추어진 숙소에 스키장이 함께 있는 이 리조트는 탁월한 선택. 칵슬라우타넨에 갈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이곳으로 오길 잘한 것 같다.


해질때까지 노느라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빌려온 라플란드의 해질 무렵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머무는 삼일동안 날이 많이 흐려서 오로라를 볼 수는 없었다.


'하하하! 또 오라고 오로라 안보여주네~? 또 오지 뭐!!! 스키도 썰매도 신나는걸~ 우리 여기 자꾸 와요!'


초긍정 딸램들, 그래 또 오지 뭐.  조만간 꼭 오로라 보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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