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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Sep 25. 2016

미국 3대 국립공원 이야기 #2

요세미티와 옐로우스톤

2. 요세미티 국립공원


첫 번째 서부여행에서 눈폭풍때문에 그랜드 캐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지만 일정때문에 일단은 후버댐으로 달렸습니다. 당초 계획으로는 데쓰밸리를 거쳐 요세미티까지 올라가는 것, 그런데 눈폭풍이 예사롭지 않아 요세미티의 구간도 폐쇄되는 곳이 많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데쓰밸리의 많은 길도 폐쇄되어 길을 잃고 말았거든요. 밤늦게까지 데쓰밸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조금 무서웠답니다.


다음날 아침,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요세미티를 즐기기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났고 요세미티는 다음 여행으로 미룬 뒤 캘리포니아를 향해 달려가기로 했습니다. 당초 계획에 없었지만 일정 변경덕분에 산타 바바라에 들르게 되었는데 이곳이 또 미국여행 베스트5에 들어가는 저의 High point가 되었으니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하는걸까요?


요세미티는 그 다음해 여름방학에 다시 찾았습니다.

룰루랄라~ 아쿠아슈즈, 수영복, 비치타월 필수야! 캠핑장이 있으니 캠핑용품도 챙기자고!!! 물놀이 뒤엔 뜨끈한 면빨이 최고지! 요세미티를 제대로 즐겨보자고!!!


빙하가 빚어 낸 기암절벽의 향연, 글레이서 포인트(Glacier point)는 해발 2,199미터의 화강암 절벽으로 하프돔, 클라우드 레스트, 리버티 캡, 버널 앤 네바다 폭포 등 요세미티의 랜드마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지요

석양아래 하프돔을 잘 나타내 주셨기에 티스토리에서 민작가님 사진을 빌어왔습니다

               비루한 저의 핸드폰 사진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요세미티 밸리와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 주변을 둘러싼 숲들... 지상에 낙원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상상해 보았답니다.


계곡물이 보일 때마다 딸들은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비치타월을 깔고 누운 아빠는 오랜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잠이 들지요. 7월 말, 한 여름이지만 물놀이후에는 으슬으슬 추위가 찾아 옵니다. 엄마는 인근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칼국수를 끓입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곱슬머리가 우아한 프랑스 청년 셋이서  수영복 차림으로 스파게띠를 끓이고 있습니다. 잘생긴 청년들이라 흘끔흘끔 바라보지만 현실은 낮잠자는 남편과 물놀이에 정신팔린 딸들을 위하 칼국수끓이는 아줌마지요. 먹여야 하느니라!


딸들이 실컷 놀았는지 달려나옵니다. 칼국수 먹어!


물놀이후에는 뜨끈한 국물과 면빨이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투올로미 초원도 요세미티폭포를 비롯한 아름다운 폭포도 계곡물놀이 이후 먹은 칼국수만큼 선명한 기억은 주지 못해요.


요세미티 생각나니? 라고 물으면

아! 칼국수 먹은 곳!?!?!? 이런다니까요!!!


3. 옐로우 스톤


옐로우 스톤은 와이오밍과 몬타나,아이다호 주에 걸친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이자 제1호 국립공원으로서 최고의 국립공원이기도 합니다. 황성분이 많아 누런 색을 띠는 바위들 덕분에 옐로우스톤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네요.


우리 가족의 옐로우 스톤여행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삶은 달걀과 야생동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글부글 끓는 유황냄새가 마치 삶은 달걀 냄새와 비슷했는지 구경하는 내내 삶은 달걀먹고 싶다고 딸들이 노래를 했거든요.


트렁크에 밥솥을 싣고 간단한 조리기구를 챙겨가지고 다니는 자동차여행이지만 서부여행의 경우 번듯한 도시가 없어 식재료 공수가 쉽지 않은데다 여름철에는 아이스박스가 있어도 신선도가 우려되는 민감한 식재료는 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 것보다 부실할 수밖에 없어요. 김치와 김만으로 밥을 먹은 적도 있다니까요!

여행이 길어지면서 따끈한 음식이 그리웠나 봐요.


주안작가님의 사진, 이 분 사진 너무 멋져요!
온도에 따라 각기 다른 미생물들이 살고 있어 무지개빛을 낸다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 공식 사이트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장거리 이동과 부실한 음식으로 피로가 쌓여있지만 늘 발랄한 딸들입니다. 이 녀석들이 옐로우스톤에 들어서면서 수첩을 꺼내들고 야생동물을 볼때마다 기록을 했답니다.


그렇게 한참을 적더니

아이고야~ 야생동물이 너무 많아서 못적겠다!

라며 기록을 포기했습니다. 길을 막아선 바이슨무리 덕분에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바이슨 어깨가 장난이 아닙니다. 무서워요. 스모키 마운틴에서 만나지 못했던 곰가족도 만났고요. 사슴이나 다른 동물들은 너무 많이 봐서 처음 한 두번만 환호했을 뿐 이후에는 관심조차 주질 않았어요.신나는 척이라도 좀 해주지...


아이구, 고작 몇년전인데 딸얼굴이 애기애기하네요.


운이 좋아 올드스프링 간헐천을 얼마 기다리지 않고 구경할 수 있었어요. 간헐천이 솟아오른 직후 그곳에 도착하면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거든요. 뜨거운 태양아래 부글부글 끓는 곳에서 걷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한 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잠시 후면 간헐천이 솟구쳐 오른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왼쪽은 여행기로 유명한 김치군의 멋진 사진, 오른쪽은 딸의 뒷통수가 함께 찍힌 저의 보잘것없는 사진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늘 아쉬운 것은 제가 사진에 담는 것이 실제를 너무나 반영못한다는 거에요. 여행을 다니며 멋진 사진 찍으시는 분들 진심으로 부러워요.


옐로우스톤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고 미국내에서도 관광상품이 많아 여기저기 관광버스가 정말 많았고 관광객도 무척 많았습니다. 옐로우스톤 주차장 들어가는 길목에 차량이 길게 서있었는데 그걸 무시하고 안내원의 저지도 아랑곳없이 나오는 길로 들어가 주차새치기를 하는 비양심!


화장실에서 줄이 길어 화장실 사용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했어요. 모두들 화장실 건물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서 있는데 사용한 화장실문앞에 가로서서 같은 버스 일행을 부르고는 man to man으로 화장실 칸을 바톤터치해 주던 철면피들.... 정말 눈살을 찌뿌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참고로 저 두 경우는 모두 같은 민족이었습니다. 자세히 말안해도 다 아는 그들.


우리, 공중도덕 꼭 지키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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