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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Oct 06. 2016

# 5 About Finland 졸업여행 가는 법

졸업여행 기금 마련 Bake sale

졸업반 아이들은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화창한 어느 봄날에 졸업캠프를 갑니다. 핀란드의 학교도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고 여름에 마치는 가을학기제거든요.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이라 하면 여행지가 정해지고 얼마가 필요한지 예산을 잡아 본 뒤 각 가정에 통신문이 전달되지요. 입금액과 입금계좌가 적힌 통신문... 어느 가정에서는 그 금액이 부담스러워 즐거워야할 친구들과의 여행을 마냥 즐길 수도 없는 제각각의 현실


핀란드의 교육정책은 무상교육 평등교육입니다. 노트와 같이 학교에서 필요한 학용품도 똑같은 모양으로 학기초에 일괄 지급합니다. 물론 본인의 취향과 형편에 따라 더 예쁘고 좋은 것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막지는 않지만 신학기마다 학용품쇼핑을 해야만 했던 미국과 한국에서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런 까닭에 캠프비용도 가정에서 학부모가 별도로 부담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핀란드의 경제사정도 좋지 않아 학교의 예산도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습니다. 캠프비용이 문제입니다. 졸업반 아이들은 2주에 한 번씩 집에서 준비해 온 빵이나 간식거리를 판매해 일년 동안 기금을 마련합니다. 작년에도 졸업반 아이들은 열심히 빵을 팔아 여행을 다녀왔지요.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조금 비싸기도 혹은 어설프기도 하지만 학교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명백하니 부모님들도 이날만큼은 아이들에게 넉넉하게 용돈을 건내 줍니다.


지난 베이크 세일에는 엄마 몸이 안좋으니 힘드실 것 같다고 아이가 자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 세일에는 준비해 주실 수 있냐 묻기에 걱정말고 손 번쩍 들라 했지요. 잘 팔려야 하니 아이들이 좋아하게끔 예쁜 하트모양 틀에 초코빵을 굽습니다. 초코시럽도 듬뿍 발라주고 솔솔솔 사랑이 내려앉습니다. 이번 빵의 컨셉은 아무래도 하트인 것 같습니다.


나뭇잎 초코렛으로 장식을 하려다 보니 안하는 게 도리어 나을듯해서 입으로 쏙, 바람이 차서 테라스에 내놓으니 덧입힌 초코가 금방 굳었습니다. 양이 조금 적은 것 같아 네모틀에 구워 따로 담습니다.


오늘은 여섯 엄마가 빵을 준비했군요. 가끔 아이가 직접 빵을 준비해 오기도 하고 마트에서 구매한 빵을 장식만 해서 가져오기도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그 자체로 아이들의 장터는 흥겹고 달콤하거든요.


빵을 준비해 온 아이들은 각자의 빵을 팔고 다른 친구들은 손님들 줄을 세워 질서유지를 하거나 빵을 파는 친구의 옆에서 냅킨이나 잔돈을 챙기며 돕습니다. 가끔 부모님들이 들러 빵을 사드시기도 합니다.


오늘 준비한 빵도 모두 완판되었네요!

일년 동안 열심히 팔아서 기금을 모아보겠습니다.

필요한 것을 위해 스스로 돈을 벌어버는 값진 경험도 보너스로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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