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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Nov 09. 2016

케이프 코드, 여행으로 만나는 미국역사

청교도의 이주, 미국의 시작

1600년대 초반, 영국 국교회 개혁에 회의를 품게 된 청교도 급진파는 네덜란드로 떠난다. 하지만 칼뱅파에 속하는 네덜란드인들과 종교적 마찰이 생겼음은 물론 정책적으로 저임금 노동직에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기에 결국 네덜란드에서도 정착하기 어렵게 된다.


이들의 선택은 신대륙으로의 이주, 이렇게 미국의 역사가 시작된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략 백여명의 청교도들이 버지니아를 향하여 항해를 시작한다. 후세 사람들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건너온 100여명의 사람들을 Philgrim fathers라 부르며 미국인의 선조쯤으로 여긴다.


버지니아를 향해 떠났던 필그림 파더스가 도착한 곳은 케이프 코드 (Cape cod) 폭풍에 떠밀려 버지니아의 북쪽, 케이프 코드에 다다른 것이다.


신의 이름으로 아멘,

이렇게 시작하는 메이플라워 서약은 1620년 11월 11일 여기 케이프 코드에서 서약하노라 로 끝을 맺고 있는데 당시 폭풍우를 만나지 않고 계획대로 버지니아에 도착했다면 서약의 내용은 달라졌으리라


필그림 파더스는 그들이 떠나온 항구의 이름을 본따 새로운 마을을 플리머쓰(Plymouth)라 불렀는데 케이프 코드 만을 사이에 두고 플리머쓰  맞은 편이 필그림 기념탑으로 유명한 프로빈스타운이다.


지도의 왼쪽 윗편에 보스톤이 있다
보트에서 바라본 프로빈스타운 전경, 프로빈스 타운 어디를 가든 우뚝 솟은 필그림 기념탑을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어디로 여행갈꺼니?


매주 만나 차를 마시곤 하던 80넘은 할머니 Nancy가 물었다.

뉴욕을 지나 보스톤 넘어까지 동부해안을 따라 여행할까 해요.

케이프 코드 갈꺼니? 거긴 내 고향이야, 고래가 정말 많았는데...아주 멋진 곳이야.


Nancy할머니의 추천으로 뉴욕에서 보스톤으로 바로 가지 않고 케이프 코드에 들러 바닷가 휴양도시를 즐기기로 했다.


대구 많아서 케이프 코드라 불리우는 이곳에는 대구뿐만 아니라 고래도 많고 랍스터와 게 등 갑각류가 많이 난다.


바닷가를 따라 식당과 기념품가게가 늘어서 있고 한 켠에는 카누를 즐길 수 있도록 대여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느 휴양도시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뜨거운 햇살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거리공연의 흥겨운 음악소리에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분위기가 마음을 들뜨게 한다.


현란한 네온사인이 번뜩이는 대도시여행과 웅장하고 거대한 자연으로의 여행 그 중간쯤에 휴양도싱의 여행이 있지 않을까? 숲도 좋고 바다도 좋고 호수여도 좋다. 그저 자연을 벗삼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휴양도시가 주는 고유한 매력에 녹아든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나 템파보다는 소박한 중심가 거리는 도리어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플로리다 바닷가처럼 새하얀 모래사장은 없지만 양동이를 들고 다니며 게를 잡고 놀 수 있으니 또다른 재미가 있다.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자리잡은 중심가를 벗어나 경치가 좋은 바닷가를 찾아 차를 몰고 나서본다. 얼마나 갔을까...바닷가를 따라 혹은 숲속 깊은 곳에 테라스를 넓힌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묵었던 리조트 주변에도 넓은 정원을 갖춘 집들이 드문 드문 자리하고 있었다.


더이상 길이 나있지 않아 근처에 차를 세우고 조심스레 탐험하듯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커다란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우리 또래의 아저씨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그 집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맨하탄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아저씨는 여름휴가때마다 이곳에 와서 낚시도 하고 배도 타면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긴다고 했다. 일종의 여름별장을 케이프코드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케이프 코드의 여름 별장도, 쉬어갈 수 있는 긴 휴가도 케이프 코드에서의 시간은 고작 나흘뿐인 나에겐 그저 모든 것이 부럽기만 하더라...


여행자는 바쁘다. 어슬렁 어슬렁 걸음을 옮기며 가끔 검둥개의 등을 쓰다듬는 아저씨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바쁜 걸음을 옮긴다. 저녁에는 랍스터 사다가 쪄서 먹고 내일은 배도 타고 고래도 보러 갈꺼야. 리조트를 자전거로 한바퀴 돌면서 주변 구경도 해야지...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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