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루이 다비드, 정치적 예술가의 표본
자크 루이 다비드는 자신의 친구이자 프랑스 혁명당시 급진혁명세력인 마라가 암살을 당하자 '마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맹렬했다. 그도 그럴것이 마라는 프랑스 혁명의 중심에서 활약한 3인방 중 하나로 "인민의 적에게 줄 것은 죽음밖에 없다" 는 말을 하면서 귀족과 왕당파를 모두 없애자는 주장을 펼쳐 시민층의의 지지가 대단했던 인물이다. 이후 스탈린은 마라를 존경해 이후 마라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라의 급진적인 혁명방식은 무자비한 피의 숙청을 불러왔고 이런 방식에 불만은 품은 다른 혁명파에 의해 마라는 암살을 당한다. 다비드는 마라의 죽음을 묘사하는 그림을 매우 영웅적으로 표현해 냈다. 마라의 장례행렬에 이 그림이 사용될 정도로 마랑를 존경하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되고 다비드는 혁명정신을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뤽상부르궁전의 정원
혁명 초기 다비드는 로베스피에르가 이끄는 급진적인 자코뱅파의 일원으로 정치적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 국민공회 의원으로 선출되어 루이 16세 처형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으며 예술위원회 위원으로서 프랑스 예술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했다. 당시 다비드는 붓을 은 로베피에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로베스피에르의 혁명은 막을 내리고 로베스피에르는 단두대에 처형된다. 다비드 역시 체포되어 투옥된다. 두번째 투옥 당시 그는 뤽상부르 궁전에 갇혔는데 이때 뤽상부르 궁전의 정원을 그린 그림이 루브르에 전시되어 있다.
사비니아 여인의 중재
고대 로마 건국 당시에는 로마 젊은이들이 이웃의 사비니 부족의 여인들을 납치하여 아내로 삼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인들은 누구와 누구를 중재하는 것일까? 로마군인 남편과 그녀의 아버지 또는 남자형제인 그녀의 동족사이의 싸움에서 사바니아 여인은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일화
다비드는 이 일화를 그림으로 그렸는데 친구이자 동지였던 의 단두대처형과 다비드 자신도 감옥에 갇히는 등 하락세를 걷던 그의 예술인생이 이 그림으로 다시 피어난다. 특히 나폴레옹은 다비드의 이 그림을 보고는 칭찬하며 다비드의 재능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데에 이용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렇게 해서 다비드는 두번째로 정부의 공식화가가 되었고 새로운 역사적 영웅을 숭배하고 그를 영웅화하는 데에 전념하게 된다. 영웅을 숭배하고 영웅을 더욱 영웅적으로 보이도록 그의 재능을 유감없이 사용했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명을 받고 나폴레옹에게 모델을 서달라 부탁했지만 거절당한다. 나폴레옹은 모델 거절의 이유로 ' 나의 초상화와 내가 닮았느냐 닮지 않았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예술가의 천재적 창의력이 필요할 뿐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폴레옹1세의 대관식
다비드는 러시아의 황제 표트르대제의 기마상을 모델로 삼아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추위에 떨며 노세를 타고 산을 넘는 나폴레옹이 아닌 붉은 망또를 펄럭이며 말을 타고 전진하는 영웅 나폴레옹을 탄생시켰다.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을 그린 다비드와 폴 드라로슈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다비드의 그림이 얼마나 영웅적으로 극대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시대 그가 남긴 대작은 나폴레옹 대관식이다.
다비드가 그린 초상화가 마음에 들었던 나폴레옹은 대관식의 그림도 그릴 것을 주문한다. 혁명을 통해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사람들에게 황제를 자처하며 왕정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대관식이 즐거울 리가 없다. 실제로 초대받은 많은 유력인사들이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아 다비드는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그림에 그려넣었으며 역시 참석조차 하지 않은 나폴레옹 어머니를 그림의 가운데에 배치한다. 실제 대관식의 모습과는 상당부분 다른 것이 사실이지만 어찌되었건 다비드의 붓끝에서 나폴레옹 대관식은 명작으로 탄생하고 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하는 그림 중 하나가 된다.
다비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제일 먼저 보여지고 그 다음에 자크루이 다비드가 등장한다. 다비드와 함께 이름을 올리는 연관 검색어를 보면 마라나 나폴레옹, 제리코, 들라크루아 보다 앞서 앵그르가 보인다.
앵그르는 다비드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루브르 다음 이야기에서 앵그르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