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19세기 프랑스 화단을 이끈 두 거장, 들라크루아와 앵그르는 색과 선, 각각 낭만주의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이다. 다비드의 제자였던 앵그르는 라파엘로의 화풍을 찬양하는 고전주의방식을 따르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고갱,마티스와 피카소로 이어지는 현대미술의 출발점이 된다.
다채로운 키오스섬의 학살로 낭만주의를 열기 시작한 들라크루아에 맞서 신고전주의를 계승하면서 동시에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던 앵그르, 그런 까닭에 신고전주의자들의 비난을 받은 앵그르는 사실주의에 대한 거부로 해석될 수 있는 왜곡을 그림안에서 표현하기도 했다. 그 한 예로 그랑드 오달리스크를 볼 수 있다.
주피터와 테티스에서 인체의 변형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앵그르는 주피터에게 애원하는 테티스의 목을 비현실적으로 길게 그렸다. 그랑드 오달리스크에서는 여인의 척추가 지나치게 길게 그려져 척추뼈가 두세개 더 있느냐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앵그르는 우아한 신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등의 모습에 촛점을 둔 것이라 하는데 그림만 보면 허리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고 실제 인체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덕분에 그랑드 오달리스크는 합성된 비너스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오달리스크는 방을 의미하는 터키어 oda에서 유래한 용어로 터키황제의 궁녀, 애첩을 의미하는 말이다. 앵그르의 오달리스크는 사실 스승 다비드의 오달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았다.
다비드가 사망할 즈음 미완의 상태로 발견된 이 그림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쿠션과 커텐 등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이슬람 여성을 그린 앵그르와 달리 당시 파리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은행가의 아내를 그렸다.
18세기말부터 유럽에서는 오리엔탈리즘이 유행하게 되고 많은 화가들이 오달리스크를 그렸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앵그르의 오달리스크이고 낭만주의 화풍으로 맞섰던 들라크르아 역시 오달리스크를 남겼다. 르느와르 역시 오달리스크를 그렸으며 앵그르의 영향을 받은 마티스 역시 그만의 화풍으로 오달리스크를 그렸다.
프랑스 샤를마뉴 대제의 조카, 롤랑의 무훈담을 16세기 초 이탈리아의 시인 아리오스토가 사사시로 엮은 <성난 롤랑>의 에피소드 하나를 그림으로 표현한 앵그르의 작품이다. 해적들이 바다괴물에게ㅜ바치려고 안제리카여왕을 잡아다 바위에 묶어 놓았는데 여왕을 흠모하던 로제가 괴물과 싸워 여왕을 구해내는 장면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페르세우스 이야기나 <성인전>에서 용과 싸워 공주를 구하는 게오르기우스 이야기와 구도가 비슷하다.
낭만주의에 맞서 신고전주의를 이으면서 동시에 변화를 도모하던 앵그르의 작품과 대비해 르네상스 대표화가 라파엘로와 낭만주의의 들라크르와의 게오르기우스 그림을 함께 비교해 보자.
라파엘로, 앵그르, 들라크르아의 이 세 그림을 루브르에서 볼 수 있으니 직접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앵그르는 젊은 시절부터 목욕하는 여자에 흥미를 느끼고 그림으로 남겼는데 터키탕은 목욕하는 여자들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처음에는 네모난 캔버스에 그렸다가 이후 원형 캔버스로 바꾸었다는데 손잡이 열쇠구멍으로 몰래 들여다 보는 듯한 판타지가 느껴진다. 그런데 동그란 틈으로 들여다 보는 듯한 이 구도 역시 익숙하다.
동그란 구멍으로 들여다 본 터키탕은 실제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적 구성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오른편 하단에 위치한 여성들은 기이한 형태로 몸을 꼬고 있으며 왼편의 여인은 오른편의 여인들에 비해 대단히 작게 그려져 원근감이 무시되고 있다.
가운데 악기를 들고 있는 여인은 젊은 시절 앵그르가 그렸던 발팽송의 욕녀 작품에서 보여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역시 루브르에서 함께 비교하며 볼 수 있다.
또한 그림 뒤쪽 오른편에 선 자세의 여인도 앵그르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자세와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물에서 태어난 비너스와 샘, 루브르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샘은 원본 작품이고 이 원본을 확대시킨 그림이 하나 더 있는데 확장판 샘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이제 오르세 미술관으로 넘어가 보자
다비드, 앵그르, 제리코, 들라크르아 네 사람의 이야기에다 앵그르가 영향받은 라파엘로 등 종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다소 산만하게 퍼진 감이 있네요.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앵그르의 스승, 다비드의 이야기는
https://brunch.co.kr/@lifeinfinland/320
앵그르의 라이벌,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격돌
들라크르아의 이야기는
https://brunch.co.kr/@lifeinfinland/315
들라크르아에게 영향을 준, 낭만주의의 시작 제리코
https://brunch.co.kr/@lifeinfinland/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