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파가 시작되고 피어나는 곳
나폴레옹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추종자였던 역사학자 폴 마르모땅은 그가 수집한 나폴레옹에 관한 물품들과 고가구들을 생을 마감하면서 국가에 헌납하기로 결정한다.이 소장품들을 보관하고자 블로뉴숲 근처에 아담한 미술관이 건립되었으니 이름하여 마르모땅 미술관이다. 미술관 건물 역시 폴 마르몽땅이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프랑소아 크리스토프 에드멍 캘래르만의 사냥집이다.
수집가 빅토린 도놉 드 몽시는 마네, 모네, 르느와르 등의 주치의였던 아버지에게서 물러받은 작품 대부분을 기증했다. 다니엘 웰텐스타인 역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장품을 기증하였다.
마르모땅 미술관 건립 후 모네의 아들은 아버지의 작품 80여점을 이곳에 기증하여 지금의 모네 마르모땅 미술관이 되었다.
워싱턴의 스미소니언의 박물관지구에 방문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위대한 것들 중 상당수가 기증이나 헌납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대통령에게 보내진 선물 중 일부가 대통령의 사적 관계에 있는 자의 집에서 발견되는 시점에 마르모땅 미술관의 건립역사를 살피자니 이보다 더 안타까울 수 있을까 싶다.
대통령에게 보내지는 외국 대사, 정상의 선물은 그 자체로 외교행위이며 자연인으로서의 개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기에 사사로이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정기간 청와대에 보관하다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여 보관하도록 관련 법규로 정해 두었음에도 사적으로 취하고 민간 타인에게 건냈다 하니 기본적으로는 외교적 결례일 뿐 아니라 현행법규위반이 되는 심각한 문제다.
어마어마한 컬렉션을 소유한 프랑스의 부자들, 그들의 기증으로 이루어진 미술관 마르몽땅방문에 앞서 미술품으로 축재하고 탈세의 수단으로 삼는 우리의 재벌가 사모님들의 갤러리들이 떠오른다.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성숙한 사회를 꿈꾸며 마르몽땅 미술관으로 향한다.
오늘날 인상주의를 있게 한 인상,해돋이가 바로 이곳 마르몽땅에 전시되어 있다. 또한 수많은 수련이 둥근 미술관의 벽을 따라 전시되어 있다. 모네는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노르망디의 에트르타를 여러 차례 그렸는데 이곳에서도 에트르타를 만나볼 수 있다.
파리의 다른 미술관과 달리 사진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지만 사진에 담을 욕심을 버리고 눈으로만 감상할 기회를 오롯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디지털카메라가 가벼워지면서 사진을 찍어 남기는 행위가 손쉬워지고 핸드폰이 디지털카메라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면서 부터 눈보다는 렌즈에 담는 것에 몰두하게 되었다. 마르몽땅에서 만큼은 아낌없이 내놓고 나누고자 했던 기증자들에 대한 예의로 눈에 담고 가슴에 새기며 관람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루브르나 오르세처럼 관광객이 북적이지도 않고 건물위치나 홈페이지에서도 관광객들에 대한 친절함은 찾기 어려운 조금은 도도한 마르몽땅, 모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렵게라도 발걸음을 옮겨야 할 곳이다.
Address : 2 Rue Louis Boilly, 75016 Paris, 프랑스
매주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