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스 Mar 15. 2017

북유럽감성 Pentik

Taidehalli, Anu Pentik 특별전

군더더기없이 매끈한 모노톤의 북유럽감성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Iittala, Marimekko 등 핀란드 브랜드 제품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 두 브랜드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북유럽감성이라 칭하는 분위기에 더욱 걸맞는 Pentik이라는 홈인테리어 브랜드가 있다.

주방용품에서 부터 침구류, 욕실용품, 패브릭에 이르기까지 집안에 둘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Pentik은 애초에 세라믹에서 시작했다. Pentik은 도자기를 굽던 Anu Pentik여사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이제는 유명 쇼핑몰과 백화점마다 입점한 명실상부, 핀란드를 대표하는 인테리어용품 회사가 되었다.


Taidehalli, 암석교회를 중심으로 헬싱키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헬싱키 시내의 조금 서쪽에 자리한 미술관에서 Anu Pentik여사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 왼쪽이 암석교회, 오른쪽이 유명한 Kiasma현대미술관이며 가운데가 Taidehalli다. 그 아래쪽으로는 Art museum HAM, 국립박물관,자연사 박물관도 부근이다

Pentik에서 쇼핑은 해보았어도 Pentik이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름인줄 몰랐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페이스북의 특별전 홍보 포스팅을 접하고 도자기 공예가였던 Anu Pentik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 흙을 구워 만든 것이라니!!!  도자기로 구워 만든 꽃은 어떤 느낌일까! 꽃밭에 서있는 Anu Pentik여사를 보고 있노라니 저 꽃밭에 나도 한 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더라, 마음이 동하면 지체없이 행하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딸들을 등교시키자 마자 차를 몰고 헬싱키로 향한다. 지난 주만 해도 고속도로가에는 눈이 녹아 질펀한 웅덩이가 물보라를 일으키고 미쳐 다 녹지 못한 눈은 길가에 쌓여 희끗희끗하더니 오늘은 도로가 말끔하다. 주말사이 내리쬔 햇살에 겨울도 기세가 눌려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제한속도 역시 100에서 120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성큼 봄이 가까이 오고 있구나...


도자기로 구워 만든 꽃밭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을까?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바라보니 먼저 들어와 꽃밭에 선 노인들이 제법 많다. 핀란드의 미술관에는 유난히 노인들이 많다. 할아버지와 나란히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할머니의 사랑스러운 뒷모습, 친구와 함께 미술관 나들이를 나선 열다섯 소녀 부럽지 않은 할머니들의 미소, 은발이 멋진 할아버지의 그윽한 눈빛들이 미술관을 찾을 때마다 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다.


앞만 보고 숨차게 달리던 젊은 시절과 달리 인생의 후반전을 얼마나 풍요롭게 맞이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마흔이 훌쩍 넘은 즈음에 핀란드의 미술관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을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내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얻게 된 큰 선물인지 모르겠다.



Taidehalli


Address ; Nervanderinkatu 3, 00100 Helsinki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 왕국 핀란드의 매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