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함께 즐겨 보아요
핀란드에 거주하면서 느낀 점중의 하나가
'그냥 두면 별 것 아닌 일을 축제삼아 즐긴다'
는 것이었습니다. 예컨대 여름이 다가온다고 다함께 모여 강가에 빨래를 널며 기뻐한다든지 봄이 시작된다며 눈속에서 바베큐를 한다든지 하는 소소한 행사들이 많더군요. 인구는 적은데다 숲과 호수가 많아 서로간 접근성이 떨어지니 조용히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 애쓴 결과가 아닌가 추측도 해보았어요.
그래서인지 특이한 이벤트나 대회도 종종 열리는데 그중 재미있는 것 몇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992년 핀란드의 동부 손까아르야르뷔(Sonkajärvi) 에서 아내를 업고 달리는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후 해마다 여름이면 아내업고 달리기 대회가 개최되었고 지금은 전 세계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회가 되었습니다.3월초에 참가신청을 받아 7월에 개최됩니다.
아내를 업고 달리며 물웅덩이도 건너고 장애물도 통과하는 등 만만치않은 코스를 마치고 우승을 차지하면 업고 달린 아내의 몸무게만큼의 맥주를 상금으로 받게 됩니다. 핀란드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주세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사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아내의 몸무게는 49킬로그램이 넘어야 하는데 저야 그럴 일이 없지만 혹 49킬로그램이 되지 않는 여성을 업고 뛰려면 부족한 만큼의 짐을 들고 뛰면 됩니다. 대회 제목과 달리 업고 뛰는 여성은 아내가 아니어도 된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업고 뛸 수 있으나 남성의 목을 사이에 두고 다리를 걸친 여성을 거꾸로 매달고 뛰는 방식이 대세입니다. 에스토니아의 한 참가자가 이 방식으로 달려 우승을 한 뒤, 해마다 이 방식으로 뛴 남성이 우승을 하면서 너도 나도 이 방식으로 업고 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방식을 에스토니아식 업고 뛰기라고도 부른다네요.
아내만 업고 달리지 않아요. 통나무를 들고 눈밭을 기어 달리는 대회도 있습니다. 핀란드 북부 라플랜드에서는 눈밭을 기고 얼음벽을 기어오르고 눈밭을 가로질러 레이스를 펼치는 대회가 열립니다.
위풍당당 늠름한 워리어들, 그래도 한겨울이 아닌 3월에 열리기 때문에 우리의 선수들 눈뜨고 걸을 수 있네요. 눈폭풍불면 눈송이가 어찌나 크고 센지 미사일처럼 눈알을 공격하더라구요.
언니들도 워리어, 핀란드사람들은 남자들 뿐 아니라 여자들도 강인한 면모가 있어요. 운동하러 짐에 가면 그 순간만큼은 저도 코스모스, 운동하는 언니들 기세와 파워가 대단합니다. 아마도 이런 대회에 나가려고 평소에 파워업하시나 봐요.
다들 멋지십니다, 보는 저는 추워요.
언니들 왜 거기 계시나요. 빨리 기어나오세요.
라플란드에서는 레인디어경주도 열린답니다.올해가 85번째 대회였다니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사우나 한 판해야지~~~???? 지금은 찜질방이라는 이름도 많이 사용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우나가 핀란드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여러분은 휘바휘바와 자이리톨말고도 사우나라는 핀란드어를 알고 계셨던거에요.핀란드사람들의 사우나 사랑은 정말 대단하답니다. 지금이야 도시에 모여살기도 하고 숲에서 벗어나 사는 경우도 많아 사우나없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집집마다 사우나가 필수로 설치되어 있어요. 저희집의 경우에는 욕실이 안방보다 크고 그 욕실반만큼의 사우나가 욕실과 나란히 설치되어 있습니다. Susanna의 집 사우나는 욕실과 별도로 거실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들어가는 방처럼 구성되어 있고 Gemma의 집은 현관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사우나를 할 수 있도록 현관옆에 다용도실처럼 마련된 사우나가 있어요. 이처럼 요즘은 집의 구조와 형편에 따라 사우나가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지만 전통적인 사우나는 집바깥에 별도의 건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숲속에 위치한 집들은 전통적인 모습의 사우나를 많이 사용한답니다.
핀란드의 사우나는 건식사우나이고 돌을 데워 실내온도를 뜨겁게 올립니다. 나무로 된 물통과 커다란 국자같은 것이 사우나안에 필수로 있는데 이 물통에 물을 받아두고 국자로 물을 퍼서 한껏 달궈진 돌에 물을 부어 줍니다. 화산에서 김이 피어오르듯 뽀얗고 뜨거운 열기가 용솟음치고 기온이 올라갑니다.
핀란드에서는 사우나에서 오래버티는 대회가 열리는데 30초마다 달궈진 돌에 물을 뿌려가며 온도를높이고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우승을 하는 방식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는 바닥에서 떨어지면 안되고 팔꿈치는 무릎에 닿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또한 참가신청서와 함께 건강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예선을 거친 6명만이 이 뜨거운 레이스에 참여합니다. 끝까지 남은 선수는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사우나를 걸어나와야 우승으로 인정됩니다.
심판진은 선수의 상태를 살펴가며 옐로우카드와 레드카드로 경기를 포기하게끔 할 수 있고 의료진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대회에서 대회에 참가했던 러시아선수가 사망을 하게 되고 대회는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대회는 중단되었지만 일년에 네 번 사우나 데이를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으니 여행오시는 분들이 핀란드의 사우나문화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헬싱키에 사우나를 체험할 수 있는 야외 플로팅수영장 Allas sea pool과 본격사우나 Löyly Helsinki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반타공항 근처에도 야외수영과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KUUSIJARVI가 있답니다.
휴대폰 사용료를 너무 많이 받는다며 통신회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2000년도에 사람들이 모여 핸드폰을 던지며 시작된 이 대회는 다른 대회들에 비해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유럽 각 나라에 전파되어 다채로운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2005년 부터는 런던 Tooting Bec Athletics Track에서 휴대전화 던지기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개최되고 있습니다.
본인의 핸드폰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주최측이 마련한 구형폰중에서 골라 던지는 것이며 멀리던지기와 멋지게 던지기 두 종목을 겨룬답니다. 멀리 던지는 것을 오리지널경기라 하고 팀플레이의 경우 최고3명까지 한 팀을 이룰 수 있습니다. 각각 1번씩 던저 던진 거리를 합산하여 우승팀을 가리며 던지는 자세의 독창성을 겨루는 프리스타일경기가 있습니다. 또한 12세이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오리지널경기를 치루는 주니어리그도 준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다함께 즐길 수 있답니다.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핀란드대표가 이 대회를 소개하기도 했다네요.
사본린나는 핀란드 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핀란드를 소개하는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사본린나성이 있는 도시입니다. 매년 여름 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는 아름다운 도시로 핀란드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관광도시에요.
1998년에 13개팀이 경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세계 각지 300여개 팀이 참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습지 축구대회는 말그대로 습지에서 축구를 하여 승리를 겨루는 대회입니다. 길고 추운 겨울동안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 습지가 많이 생기게 되죠. 게다가 핀린드에는 호수가 많은데 토양아래는 커다란 암석들로 이루어진 지반이 대부분이라 습지가 많습니다. 국립공원의 하이킹코스를 보면 나무판으로 평평하고 긴 다리를 설치해 두는 이유도 숲을 걷다 보면 습지가 많기때문에 나무다리를 설치해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해마다 7월중순에 열리며 아마추어팀, 여성팀, 혼합팀, 정규팀으로 리그를 나누어 실력을 겨루게 된다고 합니다.경기 외에 묘기축구를 선보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하는 등 선수와 관람객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람붐비는 것을 좀처럼 보기 힘든 핀란드에서도 이 시기에는 평균 삼만명이 모인다 하니 대단한 인기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