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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r 29. 2017

#2고흐미술관, 태양을 닮은 꽃 해바라기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모네의 꽃이 수련이라면 고흐의 꽃은 해바라기이다. 고흐는 생전에 12점의 해바라기를 그렸는데 꽃병에 꽂힌 같은 구도의 해바라기그림만 7점이다. 7점 중 1점은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6점의 그림을 살펴 보면 꽃병에 꽂힌 꽃의 갯수가 3개,12개,15개 등 차이를 보인다. 이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는 15송이 해바라기로 이 15송이 해바라기가 암스테르담의 반고흐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일본 판화의 정열적인 색감에 사로잡힌 고흐는 태양을 찾아 프랑스의 남부도시 아를로 거처를 옮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아를에서의 2년 반은 우리가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고흐작품의 대부분이 탄생한 시기이다.그중 해바라기그림은 고흐에게 있어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림이다.


고흐는 아를로 이주한 반년 뒤 작은 집을 얻었고 이 집을 예술가들의 공동체로 꾸리기를 원했다. 동생 테오의 금전적 도움을 받아 간소하게나마 가구를 마련하여 침실을 꾸리고 직접 그림을 그려 집을 장식한다.고흐는 이 침실을 직접 그려 그림으로 남겼는데 고흐의 또다른 걸작 "아를의 침실"이 바로 이것이다. 아를의 침실은 총 세번에 걸쳐 그렸져는데 비록 홍수피해를 입어 손상되었지만 첫번째로 그려진 침실은 암스테르담 고흐미술관에서 소장중이다. 이듬해 다시 그린 침실은 시카고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노란 집, 반고흐 미술관 소장
아를의 침실 연작들


고흐는 절대적으로 동경해 마지않던 고갱에게 노란집에서의 공동거주를 청한다. 고흐는 고갱이 머물 방을 장식하기 위하여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었던 해바라기를 그리기 시작한다.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다는 고흐, 고흐는 고갱의 방 벽면에 그의 해바라기를 걸어 두고 고갱을 기다렸다.

고갱과 함께 노란 집에서 살게 될 거라 생각하니 작업실을 장식하고 싶어졌어. 오직 커다란 해바라기로만 말이야.이것을 실천에 옮기려면 12점 정도의 그림이 필요해


고갱 역시 고흐가 그려 벽에 걸어준 해바라기 그림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고흐와의 갈등과 감당하기 어려운 고흐의 광기를 뒤로 하고 아를을 떠난 고갱은 훗날 테오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서신을 보냈는데 이 서신에서 해바라기 그림을 언급한다.


고갱은 인사도 없이 훌쩍 떠난 자신의 행동이 고흐의 광기가 너무나 위협적이었으며 이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음을 전한다. 덧붙여 고흐와 함께 지낸 몇달이 고갱 자신에게도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고흐가 고갱의 방에 걸어 준 해바라기를 잊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뮌헨, 노이에피나코텍미술관 소장


자네가 내 방에 걸어준 해바라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네, 그 그림은 자네의 독특한 미술세계가 완성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어. 그런 의미에서 내 짐을 챙겨 보내줄 때 그 그림을 함께 보내줄 수 없겠나? 그렇게 해준다면 그곳에서 내가 그렸던 스케치들을 모두 자네에게 주겠네

아이러니하게도 고갱을 기다리며 해바라기를 그렸던 고흐와 고갱의 갈등이 증폭된 계기 역시 해바라기였다. 함께 머무는 동안 고갱은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를 그렸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는 고흐는 그와 달리 창의적인 이미지로 가공해 그리는 것을 즐겼던 고갱이 그린 자신의 모습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있다고 불만을 느꼈다. 고갱의 그림 속, 흐릿하고 멍한 얼굴의 자신을 보며 고갱이 자신을 조롱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고 갈등은 점점 깊어갔다. 급기야 이들의 갈등은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지경에 이르렀고 공동생활 두어달만에 고갱은 노란집을 떠난다.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 고흐, 고갱 작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소장


고흐는 고갱의 방에 걸려있던 해바라기를 끝내 보내주지 않았고 그 해바라기와 똑같은 해바라기를 다시 그린다. 고흐의 노랑노랑이 황금빛 태양처럼 폭발하는 또 하나의 해바라기는 이렇게 탄생하게 된다.


암스테르담 반고흐뮤지엄



뜨거운 여름날 태양을 닮고
태양을 사랑했던 해바라기



고흐와아를의 이야기는 아래 꾹


https://brunch.co.kr/@lifeinfinland/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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