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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pr 03. 2017

#5고흐미술관 고흐의 밀밭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파리지앵,
패션과 문화의 아이콘일 것만 같은 파리의 사람들


그 도시에 산다는 사실만으로 특정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파리로 대두되는 프랑스를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로 기억하지만 사실 프랑스는 유럽경제공동체(EEC) 총생산가의 1/4을 생산하는 주요 농업국이자 세계 제 2 위의 농산물 수출국이다. 농경지는 전체 토지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유럽공동체(EC) 곡물소비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한다. 프랑스의 농산물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아닌 밀이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 위치한 아를(Arles)은 생을 마감할 무렵 고흐가 머물며 유수한 작품을 남겨 고흐의 고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론강의 별의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되는 론강은 아를을 가로지르는 강이며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되는 카페와 골목은 지금도 아를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명소이다. 아를은 론강도 골목길도 모두 아름다웠지만 밀밭이 매우 많은 목가적인 고장이었다. 특히 고흐가 요양을 했던 아를인근 생레미정신병원 부근에는 밀밭이 많았다고 한다.


1889년부터 자살하기까지의 약 2년의 시기는 끊임없는 착란으로 괴로워하던 고흐가 정신병원으로 들어가 요양을 한 시기이면서 동시에 그의 생애에서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 시기이다. 그는 200여점의 그림을 이 시기에 남겼는데 그가 머물던 셍 제레미정신병원의 정원이나 복도 뿐만 아니라 창밖으로밖에 볼 수 없는 밀밭의 풍경을 수없이 그렸다. 그리고 셍 제레미를 떠나 파리에 갔던 고흐는 닷새만에 오베르로 옮긴 이후에도 밀밭을 그렸다. 도대체 밀밭이 뭐길래


혹자는 밀밭이 고흐의 인생과 연관있다고 한다. 밀이삭이 떨어지는 순간은 생을 다하는 순간을 암시한다나... 억지춘향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심지어 '밀이삭' 그림을 보고 귀를 자른 고흐의 기행을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더라... 밀이삭을 영어로 옮겨 놓은 제목이 Ears of Wheat 여서 인가 보다.


고흐의 일생과 밀밭의 연관을 찾으려는 시도는 아마도 고흐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그림 역시 밀밭그림인지라 고흐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특정한 의미가 밀밭에 부여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엔, 그저 곁에 많으니 그렸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다.


고흐가 아를에 도착하자 마자 그린 그림이다.때는 5월로 아직 밀이 다 익기 전의 푸르름이 아를에서의 새로운 삶을 기대했을 고흐의 심정과 겹쳐져 더욱 밝은 느낌이 든다.

같은 해 6월 ' 일몰 속의 밀밭' 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때는 해가 지는 저녁무렵이다. 노을이 내려앉은 탓인지 밀밭의 밀이 그 사이 많이 익었는지 밀밭은 황금빛이다.

고흐가 셍레미정신병원에 있을 때 그린 그림으로 눈부신 햇살아래 빛나는 밀밭의 모습이다. 밀밭을 가로지르는 담벼락은 정신병원의 담장이라고 한다.

1890년 여름에 그린 'Auvers의 집이 있는 밀밭' 으로 워싱턴 D.C.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1890년6월의 오베르에서 그린 밀밭이다. 이번에는 해가 지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일출의 순간을 담았다. 점묘법에서 응용한 짧은 선의 터치가 두드러진디. 노랑과 파랑의 대비도 강렬하다.


vangoghgallery.com에서 wheat를 넣고 검색해 보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검색결과에 놀라게 된다. 암스테르담의 반고흐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밀밭만 해도 스케치까지 포함하면 28개의 밀밭을 그린 작품이 있다. 이중 셍레미에서 그린 밀밭은 14개, 아를의 밀밭 4개, 오베르의 밀밭이 4개이다.


종달새가 있는 밀밭, 1887
밀밭, 1888
밀이삭, 1890
밀밭을 그린 스케치들


특히, 농가가 있는 밀밭은 스케치와 완성그림을 함께 볼 수 있어 흥미롭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흥미로운 고흐미술관의 밀밭 3대장이 있으니 다음 편에서 만나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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