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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pr 06. 2017

봄을 선물하는 법

아직 추운 어느 봄날의 식사

여전히 '아이구 추워~' 소리가 절로 나지만 그래도 겨우내 입던 두툼한 오리털패딩을 벗고 경량패딩을 입고 있다. 등교길 딸들도 바지위에 덧입던 겹바지를 벗었고 기다렸다는 듯이 눈부츠를 벗어던졌다.비록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혹은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이지만 심심치않게 꽃소식이 들린다.


봄이 오는구나

또 한 번의 기나긴 겨울을 이겨냈구나


고작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왠지모를 뿌듯함에 마음이 벅차다.



친구들에게 봄선물을 전하고파 핀란드사람들의 봄인사를 따라 노란 화분을 샀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헤어지는 길에 봄을 하나씩 안겨 주었다. 혹은 우리집에 들른 친구의 차창너머로 안겨 주기도 하고 문을 열고 나를 맞이하며 웃는 친구앞에 슬며시 내놓기도 하며 봄소식을 전했다.


핀란드사람들의 웃음은 정직하다. 친절을 위해 과장하거나 포장한 웃음이 아닌 온전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환한 웃음을 보였다.


어느새 시내의 식당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가게밖으로 야외테이블들을 설치했다. 나는 아직도 너무 추운데 햇살에 들뜬 친구는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조금 춥기는 하지만 친구가 있어서 테이블위에 놓인 노란 봄꽃이 있어서 그리고 오래 기다렸던 햇살이 있어서 우리의 테이블위에도 어느덧 봄이 성큼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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