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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06. 2017

Museum, 암스테르담이 매력적인 이유

네덜란드 museum 방문기록 #1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걸을 수 있게 된 무렵일 것으로 기억한다. 즈음부터 나는 주말을 빌어 박물관이며 미술관 나들이를 시작했다. 직장에 나가는 엄마를 둔 탓에 베넷저고리를 벗기도 전에 외가로 이사를 했고 돌 반이 되면서는 동생을 만나 외할머니품마저 내주어야 했던 큰 아이는 이모님이라 부르지만실상은 남인 연변출신의 아주머니 손을 거쳐 어린이집으로 내몰아 졌다.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늘 미안한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저 미안해 하고만 있고 싶지는 않았던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틈날 때마다 아이 손을 잡고 나서는 것뿐이었다.


거쳐간 박물관이 늘어갈수록, 눈에 담은 전시품들이 늘어갈수록 딸아이와 나는 추억도 취향도 닮아갔다. 이제는 어느덧 나만큼 키가 자란 큰 아이는 엄마가 그랬듯이 세상에서 책이 제일 재미있고 어느 도시를 방문하든 그곳의 박물관을 제일 먼저 찾는다. 고작 2주간의 여행을 위해 암스테르담카드나 홀랜드패스가 아닌 자그만치 1년의 유효기간을 자랑하는 뮤지엄패스를 구입한 것도 이때문이다. 하이네켄체험도 운하를 따라 흐르는 유람선도 유명인의 밀랍인형이 즐비한 마담투소도 우리 모녀에게는 관심밖의 것들이니 여행자를 위한 여타 카드가 우리에게는 필요치 않다. 비록 일년간 쓸 수 있는 카드를 이주동안밖에 쓸 수 없지만 60유로가 조금 안되는 가격이라면 구매해 볼만하다. 유명 박물관의 경우 입장료가 15~20유로정도인데다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대부분의 박물관에 무료입장을 할 수 있으니 성인용 뮤지엄카드 한 장이면 우리 모녀는 네덜란드의 멋진 박물관과 미술관을 여행기간 내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프랑스도 아니고 이탈리아도 아니고 네덜란드의 박물관이 뭐그리 대단하다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의문을 풀어 보자


반고흐 미술관


명실공히, 네덜란드 최고의 미술관이자 관광명소

네덜란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사랑받는 고흐가 나고 자란 네덜란드답게 고흐만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수많은 고흐의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람하기 용이한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편안한게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 (walk in workshop,Feeling Van gogh 등)이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Treasure Hunt(6~12세)


안내데스크에 가서 Treasure hunt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보물찾기를 위한 용지와 필기구를 건내 주며 요령을 설명해 준다.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용지의 문제를 풀어 답을 찾으면 기념품을 준다.


아이들마다 보물찾기를 위한 용지를 들고 다니며 작품 속의 답을 찾는다. 문제는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너무 쉬운 문제도 아니고, 도저히 못 풀게끔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신경써서 찾고 공부를 조금 하면 풀 수 있는 난이도라 생각되는데 각 문제들의 정답들 중 알파벳 한 글자씩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특정 단어가 된다. 그 단어를 맞추면 안내데스크 직원이 고흐의 작품이 인쇄된 기념품을 고르도록 한다.


​- Children's Workshop (6~12세)


매주 토,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수업이 있다. 네덜란드어와 영어수업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참석해 본 딸들 말로는 영어를 못해도 참석을 할 수는 있을거라고 한다. 비록 여러 가지 설명을 자세히 듣지는 못하겠지만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들의 의견, 정말 온몸으로 예술가임이 겉으로 드러나는 강사분은 아이들의 집중을 위해 부모는 자리를 피해줄 것을 요청한다. 강사분은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의 특별한 장소에도 함께 가보고 고흐의 이야기도 나눈다. 이야기나눈 것을 토대로 작품을 완성해 보는 귀한 두 시간의 추억은 7.5euro, 정원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웹사이트안내 페이지에서 바로 예약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예약이 번거롭지는 않다.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안내는 웹사이트 참조


vangoghmuseum.nl   --> visit the museum --> what's on 메뉴로 가면 됩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비록 반고흐의 인기에 밀리는 듯 보이지만 세계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대화가 램브란트의 역작,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화가 베르메르작품의 여럿 볼 수 있는 곳이다. 정원의 조경과 대형체스판뿐 아니라 멋드러진 미술관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문을 여는, 심지어 크리스마스와 신년에도 문을 여는 관광객에게 매우 친절한 미술관! 작은 공원을 사이에 두고 반고흐미술관과 비스듬히 마주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반고흐미술관 바로 옆에 있으며 높은 층고와 건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으로 고흐의 작품 및 유명 작가의 작품을 다수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매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네덜란드에 거주하시면서 미술관 도서관이야기를 전해주시는 네딸랜드 작가님 글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곳


Eyeflim  Museum


영화관련 박물관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는 곳이다. 영화관련 전시품들에 딸들이 흥미를 느끼려나 방문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고민이 좀 많았지만 건물의 외관을 보고는 아니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이 아니라 건물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꼭 보고 싶었다는...


센트럴 중앙역 뒤로 가면 선착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무료페리를 타고 가면 도착한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플랩북을 만들어 본다든지 초록배경앞에서 움직임을 찍어 CG 영상을 만들어 보는 등 즐길거리도 무척 많았으며 영화관련 퀴즈를 풀고 영화도 골라 볼 수 있는 캡슐도 있었다. 안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을 한 곳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박물관 내, 카페의 인테리어와 조망이 너무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한참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한국영화 <부산행>을 상영한다는 안내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해양박물관


대항해시대를 이끈 해상왕 네덜란드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박물관이다. 배모형과 배그림이라는 제한적인 전시품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구성으로 멋지게 전시해 놓았음은 물론이거니와 최적의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무료 오디오가이드를 받아 들고 해당언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옵션에는 흔치 않게 한국어안내도 있다. 오디오가이드를 연동시키고 나면 이메일주소를 입력하는데 미쳐 자세히 보지 못한 전시품의 자세한 내용이나 관심가는 전시품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유리문안에전시된 배의 모형앞으로 아이패드처럼 생긴 화면을 옮겨 놓으면 해당 배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화면에 뜬다. 패드를 이리저리 옮겨 가며 해상왕 네덜랜드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에 대해 하나하나 살필 수 있는 흥미로운 시도같다.


전시품의 특색에 따라 바다처럼 혹은 밤하늘 별자리처럼 꾸며진 전시실들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바다를 염두에 두고 꾸며진 전시실의 바닥과 벽은 물결이 넘실대고 파도소리가 은은하게 퍼진다. 항로를 살피던 나침반과 망원경 등을 전시한 전시실은 커다란 밤하늘 별자리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건물밖으로 나서면 커다란 배가 한 척 떠있는데 배 안 구석구석을 돌며 항해의 면면을 살필 수도 있다.


전시품자체보다 전시를 기획한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받은 매우 특별한 박물관, 우리 나라에도 관람객 친화적인 친절하고 세심한 박물관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Nemo science center


네덜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과학센터로 5개층 꽉꽉 들어찬 전시품과 체험부스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해양박물관에서 멀지 않으며 물길너머 기가 막힌 과학관건물이 보인다. 배의 몸통을 연상시키는 연한 청록색의 건물과 비스듬한 경사로 전체가 테라스로 이루어져 햇살이 그리운 유럽사람들의 햇살탐닉장소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미술관도 아닌 과학관을 이렇게 멋지게 짓는 건 반칙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멋졌다.


센트럴역 맞은 편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뒤에 내린 뒤 왼편 물가쪽으로 길을 건너면 하얀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따라 걷다 보면 과학관이다.


멀리서 보면 레고를 다닥다닥 꼽아 놓은 듯 사람들이 가득 비스듬한 지붕에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4월 중순 이후 한시적으로 튤립축제도 펼쳐지므로 퀘켄호프에 들르지 못하는 경우라면 이곳으로 go, go


상설 전시품목도 흥미롭고 다채롭지만 연령별로 대상을 달리 하는 실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chain reaction, hands-on chemistry, maker space 등이 그것인데 시즌별로 일정이 다르니 홈페이지를 참조해야 한다.


nemosciencemuseum.nl --> Activities at Nemo --> additional activities


​안네프랑크의 집


독일군의 유대인학살을 피해 숨어 지내며 쓴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 언어로 출간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안네와 가족들이 숨어 살던 은신처와 인근 건물을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다. 몇달 전부터 온라인 방문예약이 매진되는 인기 명소이다. 온라인 예매를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3:30pm 이후에는 줄을 서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줄이 길어 어느 시간대에 가도 한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안네의 집은 꼭 가보고 싶다는 딸의 소원에 따라 두 시간동안 줄을 서서 입장했는데 줄을 서서 칼바람맞은 것이 억울하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인 시간이었으니 온라인예약에 실패했더라도 방문해 보길 소심하게 추천


은신처로 들어가는 입구를 가린 책장을 밀고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는 마치 독일군이 나를 잡으로 올 것만 같은 두려움마저 생겨났다. 할 말이 참 많은 곳이므로 한 편의 글로 다시 소개할 예정이다.


내부 촬영금지라 은신처입구가 프린트된 엽서를 찍어 왔다. 이책장을 열면은신처입구로 들어서게 된다


다이아몬드 뮤지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반고흐 뮤지엄 가는 길에 자리잡은 작은 박물관이다. 국립미술관이나 반고흐미술관은 표를 사기 위한 줄이 길어 이곳에 들러 뮤지엄카드를 구입했는데 별 뜻 없이 그저 들른 김에 방문했지만 딸아이들이 매우 흥미롭게 관람한 곳이다.


그외 중심가의 암스테르담 뮤지엄과 풍차마을 쟌센스 칸스에 위치한 쟌센스칸스 뮤지엄에 들렀는데 특별한 인상은 받지 못해 대충만 둘러 보고 나왔다.





입장료와 찾아가는 법 등의 기본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생략하고 각각의 박물관에서 좋았던 점, 어떻게 즐겼는지 위주로 네덜란드에서 둘러 본 박물관들을 모두 정리해 보려 시작한 글인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어요. 다양한 방문의 기록을 참고하여 여행계획을 세울 때 나 역시 방문해 볼 것인지 일정에서 제외할 것인지 결정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초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암스테르담과 그외 도시, 두 편으로 나누겠습니다. 갈수록 성의없어진 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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