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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15. 2017

#3 영국박물관 엘긴마블스? 파르테논마블스!

토마스 엘긴이 수집하여 기증하였다 해서 엘긴마블스라 불리운다. 엘긴 마블스의 또다른 이름은 파르테논 마블스이다. 그리스의 대사로 재직하며 아테네에 머물던 엘긴은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들을 대거 뜯어와 영국으로 옮겼는데 혹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대규모약탈이라고 하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고 있던 오스만투르크의 묵인하에 가져왔으므로 약탈이 아니라고 옹호하기도 한다.


파르테논신전은 아테나여신에게 봉헌된 신전으로 도리아 오더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그리스에서 도시마다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지는 신전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가 파르테논이다. 11년전 아테네여행의 기억은 폐허와 돌덩이를 연상시키는 조금은 황량한 신전을 보기 위해 언덕을 오르던 기억과 통하는 것도 아크로폴리스때문이다. 때는 7월말 8월초 더위의 절정을 보여주던 한여름이었으니 당시 기온이 45도가량이었다. 뜨겁고 건조한 날씨속에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돌덩어리들은 각종 보수공사가 한창인 탓에 먼지가 휘날리고 이를 바라보는  빨갛고 뜨거운 얼굴의 나는 그야말로 오만상


하지만 아테네여행에서 단 하나 싱그러운 추억이 있으니 해가 질 무렵 조명이 들어온 파르테논신전을 바라보며 루프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다. 파르테논신전을 빙둘러 카페들이 즐비했는데 그중 몇몇카페들은 옥상을 카페테라스로 꾸미고 더욱 아름다운 조망을 제공했었다. 오래전이라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오스만투르크제국은 당시 파르테논 신전을 화약창고로  쓰다가 폭격을 받는 바람에 지붕이 날아갔고 기둥과 돌판 등을 뜯어다 사용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온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으므로 엘긴은 문화재를 더 잘 보호하고자 뜯어 옮겼다는 주장도 있다. 그리스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유물인만큼 그리스자신이 아닌 오스만이 묵인하여 영국인이 가져다 영국정부에 기증한 엘긴마블스를 반환하라 주장하지만 도리어 문화적파시즘이라 반박하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무력으로 세를 확장하고 지배한 민족의 문화재 약탈은 비단 영국과 그리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런 갈등을 바라보는 많은 지식인들 중 크리스토퍼히친스는 <파르테논 마블스- 조각난 문화유산>이라는 책에서 얼마나 많은 조각품을 옮겨왔는지, 옮겨 온 약탈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 반환을 거부하는 영국의 주장과 그 주장이 과연 정당한것인지 비판한다. 영미언론이 선정한 100인의 지식인중 5위에 이름을 올린,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히친스다.



오스만투르크제국은 오스만왕가에 의해 세워져 이슬람대제국을 건설하고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세를 떨쳤던 대제국이다. 오스만왕가의 시조는 몽골의 침입으로 고향을 버리고 동로마제국과 룸 술탄의 경계쯤되는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옮겨와 살던 중 동로마제국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워 앙카라인근에 봉토를 받고 정착을 했다. 그의 아들이 룸 술탄의 붕괴를 틈타 독립한 뒤 동로마제국의 잔존세력까지 격파하여 남동유럽까지 세를 넓혔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속에서 부침을 겪기는 하지만 급기야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고 각지로 세력을 뻗친다. 15세기말부터는 발칸, 에게해 연안까지 영토를 확장하니 그리스 또한 오스만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오스만제국을 영어식으로 Ottoman Turks, Turkish Empire라 표기하는데 이 표현을 따라 오스만투르크라 불렀었다. 우리가 세계사를 배우던 시절에는 분명 그리 배웠기에 근래에는 오스만제국 또는 오스만 왕조라 부른다 하지만 습관처럼 남아 아직 내겐 오스만투르크가 제일 편하다. 오스만은 Turkish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의 터키공화국이며 과거 오스만투르크의 수도 역시 현재 터키의 수도인 이스탄불이었다. 이 사람들이 파르테논 신전 및 그리스의 각종 유물을 지금의 영국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도록 묵인한 사람들이다. 그리스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파르테논 신전에 남아있던 양의 절반이상을 영국으로 가져갔다니 그리스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다.


요사이 천지가 개벽한듯 답답하고 아프던 현실이 희망으로 빛나고 있음을 느낀다. 외교에서도 나라의중심을 바로 세우고 계신듯한 우리의 새 지도자, 이런 지도자가 그리스에도 나타난다면 엘긴마블스가 파르테논으로 돌아갈런지도 모르겠다.


영국박물관에 전시되 있는 파르테논의 조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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