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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19. 2017

#6영국박물관 모아이석상

언어학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도 island가 isolated와 관계가 있으려니 생각해 봄직하다. 육지로 부터 떨어져 멀리 바다건너 자리한 외딴 섬, 경우에 따라 육지에서 저만치 섬이 내다 보이기도 하고 혹은 망망대해에 외따로 존재하기도 하는 특별한 장소, 섬


남아메리카 서쪽 연안에는 좁고 긴 띠모양의 칠레라는 나라가 있다. 그곳으로 부터 대략 3000km 떨어진 남태평양 망망대해에 작은 화산섬이 있으니 어느해 부활절에 발견되었다 하여 이스터섬이라 불리운다. 원래 이름은 Rapa Nui, 원주민들의 언어로는 큰 땅이라는 뜻이라 한다. 이 작은 화산섬이 그들세상의 전부였으며 큰 땅이었으리라.


발견 당시 이미 황무지로 변해 버린 척박한 곳이었지만 이스터섬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별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모아이 석상​이 그것이다.황무지로 변해버리기 전, 이 섬에는 나무도 울창하고 농사를 짓거나 카누를 타고 나가 고기를 잡는 등 제법 윤택한 생활을 하였고 고립된 섬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문명이 발달해 있었다고 한다. 섬의 부족민들은 종교적/주술적 의미로 모아이석상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점차 석상의 크기가 부족의 위세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변모하면서 경쟁적인 석상 건설이 가속화되었다.

석상은 섬의 중심부에 있는 채석장에서 만들어졌고 나무를 이용해 이를 해안가까지 이동시켜 세웠다. 석상이 커질수록, 석상이 많아질수록 점점 많은 나무가 베어져나갔고 때마침 급격한 인구증가와 맞물려 경작지개간을 위해 나무를 베어 버려 나무는 더이상 남아나지 않게 되었다. 나무가 줄어들어 척박해진 섬에서 경작은 어려워졌으며 나무를 깎아 만든 카누를 이용해 바다의 식량자원을 얻곤 했던 부족민들은 카누를 만들 나무조차 부족해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나무가 사라진 섬은 사막화되고 사람들은 굶주렸다. 이스터섬의 식인풍습은 이무렵부터 생긴것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들은 당시의 극심한 식량난을 근거로 삼는다.


대항해시대를 맞이하여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던 유럽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전에 없던 질병에 까지 노출되 부족민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었다.나무도 가축도 사람들도 사라진 이 섬에는 모아이 석상만이 남아 있다. 현재 부족민들은 보호구역에서 근근히 그들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모아이석상은 섬 전체에 해안가를 따라 골고루 분포하는데 특이하게도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섬 중앙을 바라보고 서 있다. 섬 중앙 화산의 분화구를 특별한 장소로 인식했을 거라는 추측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모아이석상은 단 한 종류로 바다 저 편에서 섬을 찾아왔던 7인의 모험가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모아이석상이 그것이다. 섬을 둘러싼 모아이 석상은 대략 900개에서 1000개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한다.



원래 모아이석상은 모자를 쓰고 산호눈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고 하나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상당수의 석상이 움푹 패인 눈과 모자를 쓰지 않은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또한 대부분의 석상은 지상으로 드러난 얼굴과 상단부보다 훨씬 거대한 몸체가 지하에 묻혀 있다. 마치 빙산의 일부만이 물위에 보여지는 것과 비슷하다.



누가, 왜 만들었으며 어떻게 저 거대한 것을 만들고 옮겼는지에 관하여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지금까지도 신비로운 대상으로 남아 있다. 다만 그간의 연구를 통해 석상 주변에 제단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석단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모아이석상은 종교적/주술적 목적으로 만들어 지기 시작했을 것이라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립된 섬의 신비한 석상, 고립되었기에 더욱 신비롭게 여겨지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지도 모르겠으나 이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스터섬을 찾기란 쉽지 않다.본래의 모습대로 해안가에 서있는 모아이석상을 볼 수는 없지만 아쉬운 대로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모아이석상을 볼 수 있다. 덕분에 모아이석상은 수많은 유물을 자랑하는 영국박물관에서도 꼭 보아야 할 인기유물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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