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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n 18. 2017

유럽판 고인돌 스톤헨지

엄마, 엄마, 그게 뭐더라... 그 있쟎아요..
큰 돌이 빙 둘러서 서있는거... 우리 영국가면 그거 볼꺼에요? 그거 꼭 보고 싶은데.....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해 보고는 궁금한 것 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 속에 기록해 두었다가 잊지 않고 요구하는 딸들 덕분에 나의 여행은 늘 바쁘다.


스톤헨지(Stonehenge),공중에 떠 있는 돌이라는 뜻의 스톤헨지는 세계10대불가사의중 하나라고 한다. 스톤헨지는 신석기시대의 유적으로 누가,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의문에 쌓여 미스테리로 남아 있었지만 몇년 전 연구팀에 의해 고대의 무덤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의 5개 대학이 연합하여 '스톤헨지 리버사이드 프로젝트' 를 진행하여 7년여간의 탐사끝에 이 지역을 다스리던 유력가문의 무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고인돌보다 조금 더 다리가 길뿐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톤헨지를 처음 보자마자 무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정말 무덤이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이리도 오랜 세월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런던에서 서쪽으로 대략 130km 떨어진 넓디넓은 평원에 높이 8m, 무게 50t에 이르는 거대한 석상이 세워져 있다. 우중충한 하늘아래우산을 들고 있는 트렌치코트입은 신사가 연상되는 런던이지만 운이 좋게도 내가머무는 열흘내내 날이화창하다.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아래 석상도 나도 딸들도 서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랑을 파서 만든 둑이 커다란 타원형으로 만들어져 있고 안쪽에 30개의 거석이 줄을 지어 원을 이룬다. 중심부에는 50t이 넘는 다섯 쌍의 돌기둥이 말발굽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차에서 내리면 스톤헨지비지팅센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표를 구입한 뒤 오디오가이드를 챙겨들고 스톤헨지 돌무리가 있는 곳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간다. 먼 길은 아니지만 스톤헨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같은 풀밭이라 굳이 다리품을 팔필요없이 셔틀버스에 오른다. 버스도 여러 대이고 배차간격이 매우 짧아 기다리는 시간없이 바로바로 이동할 수 있다.


스톤헨지 인근에는 우드헨지라는 곳이 있다. 나무밑둥모양의 구조물들이 수십개 늘어서 있는 곳인데 얼핏 보기에는 흔한 공원 한 켠의 나무밑둥을 잘라만든 의자들처럼 보인다.겉보기에는 볼품없지만 이 우드헨지가 스톤헨지 비밀의 열쇠가 되었다. 연구진들은 스톤헨지에서 불과 2.4km떨어진 나무밑둥들인근에서 동물뼈를 출토했는데 방사선 탄소연대법으로 측정하여 제작시기를 알아냈고 고대도시의 흔적까지 찾아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며 자취를 감춰버려 이제는 평원만 남은 그곳에 고대도시가 번성하고 있었다.1천여 채에 이르는 가옥의 모습으로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는데 스톤헨지 비지팅센터 뒷편에 가옥 몇채가 만들어져 있다.

비지팅센터에는 간단한 전시관과 기념품샵, 카페테리아가 있어 뙤약볕아래 지친 관광객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센터앞에서 작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엄마, 고맙습니다!
오늘은 정말 meaningful한 날이에요!!!!!


딸아이가 무척 들떠 있다. 사실 나도 꼭 보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강력히 원하지 않았다면 방문을포기했을런지도 모른다. 나도 고맙구나,딸아...


공연을 구경하며 좀더 쉬어도 좋으련만 지금 돌아가도 숙소에 도착하면 밤 열시가 될 것이다.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과 익숙하지 않은 더위에 고생스러울텐데도 신나게 즐겨주는 아이드덕분에 오늘도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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