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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n 19. 2017

세익스피어글로브, 세익스피어에게 다가가기

언젠가 인도는 잃게 되겠지만 세익스피어는 영원할 것이며 우리와 함께 하리라

Indian Empire will go, at any rate, someday ; but this Shakspear doesn't go, he lasts forever with us

- 토마스 칼라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거나 혹은 널리 이름을 알린 화가로 고흐가 있다면 문학가로는 세익스피어가 있다.


본인의 이름이 시의 한 장르로 불리우고 있는 위엄, 실제로 세익스피어는 이전까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연인과 사랑에 대한 무조건적인 예찬으로 식상하고 진부해진 소네트에 참신한 내용을 담고 나름의 논리를 부여하기 위해 기존 소네트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소네트를 만들어 냈다. 이후 그의 방식을 딴 소네트를 세익스피어소네트라 부르고 있다.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시를 탄생시킨 세익스피어는 실로 ​위대한 시인​이다.



flesh and blood / in the mind's eye /
inearthly/ fashionable / foul play / swag


위 단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언어의 마술사 세익스피어가 만들어 낸 신조어들의 일부이다. 물론 세익스피어가 새로이 만들었다기 보다 당시부터 쓰이기 시작했던 말들을 세익스피어가 작품에 남긴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flesh and blood​가 ​혈육​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데에는 세익스피어의  '햄릿, 리어왕, 율리우스 카이사르' 의 공이 컸음을 부정할 수 없다.


세익스피어는 위대한 시인이며 동시에 언어의 마술사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세익스피어는 극작가로서의 세익스피어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이니 '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의 문구를 전 세계에 걸쳐 되뇌이게 한 그는 실로 위대한 극작가였다.


런던 템즈강 일대에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초연되곤 했던 극장이 있었다. 무대를 둥글게 둘러싼 나무의자들 그리고 가운데가 뻥 뚫려 하늘과 태양이 함께 하는 중세시대 극장그대로,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초연되던 그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세익스피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세익스피어 글로브극장



지붕이 없는 야외극장이기 때문에 4월말부터 9월초까지만 공연이 열리는데 한여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많은 사람들과 냉방시설없는 이곳에서 후끈한 지구의 열기를 온몸으로 버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좌석이 없는 무대앞 스탠딩 좌석은 단돈 5파운드이지만 하루종일 관광을 하느라 다리품을 판 관광객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략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을 뒷사람의 뜨거운 호흡을 뒷덜미로 느끼며 함께 서있어야 한다. 이미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다리로 꿋꿋하게...


맨 윗층자리는 가격이 좀더 저렴하지만(20파운드 대였던 걸로기억) 내려다 보는 각도가 좋지 않다. 공연마다 다르겠지만 특별한 무대장치가 없는 이곳에서 배우들은 무대를 이층으로 관객들이 서있는 바닥을 일층으로 삼아 연기를 펼치기도 하는데 맨윗층에서는 바닥에 내려와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기 어렵다. 바닥에 서있던 관객들은 눈치껏 자리를 피해 동선을 만들어 주는 재미를 경험해 볼 수도...


중간 층 가운데가 가장 좋은 자리라 45파운드의 최고가 좌석임에도 가장 먼저 매진된다.가운데 좌석이  다 나갔다면 바로 옆 칸에서 자리를 찾아보게 되는데 무대를 바라보고 가운데 좌석의 오른쪽편으로 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왼편의 자리는 4,50번대의 자리인데 지는 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음은 물론 심한 경우 눈을 뜨고 고개를 들기조차 어렵다. 45파운드나 내고 경험하는 석양의 일광욕인 셈


바로 이 자리가 45파운드씩 내고 ( 어린이 청소년은 3파운드 할인해 주어서 42파운드) 지는 해를 온몸으로 막아낸 우리의 자리이다.



런던 여행기간 중, 마침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기에 관람하기로 결정하고 좌석을 미리 예약했는데 해지는 것을 고려하지 못해 조금 고생을 했으며 30도에 이르는 6월의 런던은 뜨겁게 글로브 사우나와 유사했지만 세익스피어 생전 그의 작품을 공연하던 그곳에서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감상했던 특별한 경험은 또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나와 딸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공연을 마치고 뒷문으로 나서면 해가 뉘엿뉘엿지는 템즈강가에 거리음악가의 멋진 공연이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지친 몸을 이끌고 더위와 싸우며 공연을 보았지만 딸아이는 행복에 겨워 날아가듯 강가를 걷는다.


Shakespeare's Glove


Address : 21 New Globe Walk, London, SE1 9DT,


세인트폴 성당쪽에서 밀레니엄브릿지를 건너면 극장이 있으며 테이트모던도 바로 옆이라서 함께 관광하면 좋다.


공연을 볼 시간과 관심이 없고 둘러보기만 하고 싶으면 15파운드의 투어프로그램을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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