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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l 10. 2017

햇살을 찾아, 난탈리(Naantali)

난탈리여행 #1

핀란드의 남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난탈리는 핀란드의 주요도시 중에서 가장 먼저 발트해를 맞이한다. 그덕분에 핀란드에 쏟아지는 햇살을 제일 먼저 머금고 반짝이는, 햇살의 마을이다. 그래서 난탈리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빼놓지 않고 햇살을 이야기한다.


이상하리만치 춥고 흐렸던 지난 주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주말의 햇살이 눈부시다 못해 찬란하다. 이런 날은 왠지 햇살을 따라 난탈리에 가야만 할 것 같다.


친구와 난탈리 교회앞 너른 잔디공원으로 소풍을 가기로 급히 약속을 잡고 분주하게 도시락을 준비했다. 엄마만 먼저 아일랜드로 돌아가 조금은 외로운 방학을 보내고 있을 작은 아이의 친구 Katie와 여동생 Sarah도 데리고 갈 생각이다. 총 다섯 명분의 샌드위치와 간식을 챙기고 한국의 김밥을 너무도 사랑하는 모두를 위해 김밥 열줄을 추가로 말았다.그러고 나니 음식보따리만 한짐이다.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한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했는데 이보다 적게 가져왔다면 부족할 뻔 했다.



그래, 소풍의 재미 중 절반은 먹는거라네


어린 시절, 소풍을 앞두고 몇 개 되지도 않는 과자봉지와 음료수를 가방에 넣었다 푸르고, 다시 넣기를 몇 번이나 했던가, 친구들과 둘러앉아 나눠먹던 소풍음식들은 얼마나 맛있었던가


훗날, 내 아이들과 Gemma의 아이들, 그리고 오늘의 소풍을 함께 한 친구 Mandana의 아이들 모두 이날의 소풍과 함께 함께 먹은 음식을 기억할 것이다.

한껏 배가 부른 아이들은 초록공원을 뛰놀고 나무에도 기어오르다가 바닷가로 향한다. 공원과 바닷가가 지척이라 길만 건너면 닿을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레스토랑의 테라스에 앉아 햇살을 온몸으로 즐기는 방문객들의 시끌벅쩍한 웃음소리가 반짝이는 바닷물너머로 퍼져 나간다.



공원 뒷편 난탈리교회와 공원, 바닷가의 정취까지 맛보았다면 방향을 바꾸어 old town으로 향하면 된다. 역시나 지근거리인 덕분에 2,3분만 걸으면 옛 정취 물씬 묻어나는 아름다운 난탈리의 목조 담벼락을 만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일요일에 열리는 벼룩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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