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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l 30. 2017

트리니티총각! 그걸 왜 환불해 줘요?

아일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영화 Once와 해리포터, 그리고 상냥하고 정직한 아일랜드사람들로 채워져있다. 핀란드에 사는 동안 아일랜드 출신 Gemma의 친절함과 배려 덕분에 수많은 도움을 받았고 행복했던 개인적인 경험뿐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사람들 혹은 정직한 사람들을 선정하는 랭킹에서 늘 상위에 올라있는 '아일랜드' 이름을 기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블린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따라 자동차투어를 하던 중 점심식사를 위해 작은 마을의 식당에 들렀다.그 식당에서는 계산을 하겠다는 나에게 흔히 말하는 계산서를 주지 않았고 나가는 길에 현관근처 직원에게 무엇을 먹었는지 말하고 계산하면 된다고 했다.


아니! 내 테이블번호와 그 테이블에서 주문한 음식을 확인하지도 않고 다시는 안올 것이 분명한 나의 말만 듣고 별도의 확인절차없이 계산을 해주더라!


딸아이가 화장실에 간 동안 식당주변 경치나 볼겸 계산전에 밖으로 나갔는데 심지어 내가 그냥 나가도 신경안쓰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해서 손님이 몇 안되어 모든 주문을 기억하고 매의 눈으로 가게 전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곳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장사를 하는 방법 중 하나일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해도 이 방식은 아일랜드사람들의 면모를 잘 살린 방법이렸다.



낯설지만 아일랜드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기분좋은 경험




아일랜드에 도착하자마자 무인도탐험을 했고 연이어 해안도로를 따라 투어를 하고 나니 고단했던 모양이다. 이제 그만 일어났으면 좋으련만 딸들은 깊은 잠을 즐기고 있다. 아홉시면 일어나겠거니 예상하고 트리니티(Trinity) 대학의 도서관 입장을 위해 열시반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에 딸들을 깨워야 하나 좀더 자도록 두어야 하나 갈등이 되었다. 억지로 깨워 서둘러 준비하고 아이들을 채근해 가며 방문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 싶어 좀더 자도록 두는 쪽을 택했다. 부질없이 빠져나갈 티켓비용은 아깝긴 했지만 비싼 커피 좀 마신 셈 치기로 했다.


잠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건냈다. 느지막히 일어나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트리니티 대학의 도서관이야기를 꺼냈다. 왠걸! 정말 해리와 친구들이 책을 펼쳐들고 이야기하던 그 도서관이 맞냐며 꼭 가보고 싶다고 눈을 빛낸다. 해리포터가 아니어도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 도서관에 가보고 싶던 참이다.

그래, 가보자!

비정상회담에서 아일랜드 대표가 소개 中


별 수 없이 오후 늦게 입장할 수 있는 표를 새로 예매하고 입장시간에 맞춰 도서관 입구에서 줄을 섰다.이번 티켓도 버릴 수는 없기에 시간여유를 두고 움직였더니 입장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에게 말을 건냈다.


저기, 내가 아침표도 예매를 했었는데 못왔지 뭐에요. 그래서 다시 예매하고 지금 왔는데 이런 경우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지쳤을 법도 한 청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답했다.


관람을 마치고 저쪽 파라솔로 오세요. 이메일주소를 알려줄테니 그곳에 메일을 보내 사정을 이야기하면 예매하고 입장하지 못한 표를 환불처리해 줄거에요.


환불해 준다고?

천재지변도 아니고 그저 늦잠자느라 사용하지 못한 표인데 환불해 준다며 미소까지 날려 주는 트리니티 총각


아일랜드, 여러 가지로 낯설고 기분 좋은 곳이다.


유난히 멋진 이 사진은 공식홈에서 가져왔습니다


아일랜드의 무인도 탐험이야기는 아래 꾹


https://brunch.co.kr/@lifeinfinland/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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