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전통 풍습
미국에서는 부활절에 큰 공원마다 egg hunting행사가 열리곤 했답니다. 넓은 잔디밭에 사탕을 담은 플라스틱 달걀을 숨기고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아이들은 달걀을 찾아 주워담는거에요. 이 행사를 위해 수일전부터 지역복지센타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달걀에 사탕을 담는 일, 안내판을 만드는 일등을 준비하고 행사 당일 진행요원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봉사로 이루어지는 행사다 보니 참가비는 없고 주요 공원마다 행사시각이 조금씩 달라 공원을 돌면서 행사를 즐길 수 있어요. 규모가 큰 행사는 각종 야외게임을 즐기고 간단한 상품들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부활절토끼 인형옷을 입은 봉사자들이 돌아다니며 행사분위기를 한껏 높여주기도 해요.
@@@@(주로 도시 이름이 앞에 붙어요) park distick 이라고 하여 미국 각 도시의 센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각종 행사와 문화활동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딸아이들도 이 센터에서 미술, 도자기, 댄스, 드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했어요. 이곳의 강사분들이 부활절행사장에 나오셔서 페이스페인팅, 벌룬만들기, 마술쇼, 물레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주신답니다.
종교가 없는 우리 가족은 '부활절은 달걀'정도의 짧은 지식밖에 없었고 한국에 있는 동안은 어린이집에서 달걀에 그림그린 추억정도밖에 없지만 미국에 오면서 부터는 넓은 초록 잔디를 달리며 달걀을 주워담거나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하루종일 신나게 놀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갔답니다.
핀란드로 이사온 뒤로 이곳의 풍속을 잘 몰라 비록 최근 십여년은 미국에서 지냈지만 핀란드에서 나고 자란 Susanna에게 이런 저런 할러데이 즈음에 핀란드의 풍속이 어떠한지 묻곤 합니다. 이주전쯤 Susanna가 핀란드에서는 부활절 무렵 봄의 꽃을 선물하고 달걀초콜렛도 먹는다며 선물을 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히아신스 등 크리스마스 화분을 선물하더니 핀란드사람들 화분선물을 좋아하나 봅니다.
Susanna가 선물한 노란 꽃이 봄이 오고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Fazer라는 유명초콜렛회사에서는 달걀모양 초콜렛을 판매하고 있는데 삶은 달걀껍질 까서 먹듯 초콜렛 껍질을 까서 먹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실제 달걀처럼 달걀판에 포장해서 팔기도 하고 낱개로도 판매하는데 깨지지 말라고 종이포장을 해서 판답니다. 마트에 가면 다양한 부활절 초콜렛을 판매해요.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부활절은 부활절 마녀놀이라는 전통풍습이 있답니다. 나뭇가지를 깃털로 장식하여 집안을 꾸미기도 하고 마녀분장을 하고 이웃을 돌며 나뭇가지를 나눠줍니다. 이웃은 부활절 초코렛이나 달콤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주문을 외우며 서로 행복을 기원하는 메세지를 주고 받습니다.
이런 전통을 자세히 몰랐는데 어제 친구집에 놀러간 작은 딸아이가 나뭇가지 장식을 함께 하며 놀았답니다. 아이를 데리러갔더니 Aida의 엄마 Ann은 역시나 노란 봄꽃 화분을 선물하고 마녀놀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저도 화분하나 들고갈까 하다가 얼마나 보편적인 풍습인지 몰라 고민하다 달걀초콜렛만 들고 갔더니 화분도 준비할걸 그랬네요. 내년부터는 준비해서 선물해야 겠어요.
부활절 마녀놀이에 대해서도 설명은 들었지만 실제로 우리 동네 아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마녀놀이를 나올런지 몰라 막대사탕 몇개만 챙겨두었습니다. 딸아이들은 만들어 놓은 나뭇가지 장식을 나눠주고 싶지 않다면서 마녀놀이에 나서지 않았어요. 일찍 알았다면 재료준비해 주고 많이 만들어 동네를 돌아보라 했을텐데... 역시나 내년을 기약해야 겠습니다.
여유로운 일요일 오전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동네가 분주해집니다
조금 큰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삼삼오오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우리 옆집 Mikka네와 고작 6집이 있는 작은 골목의 마지막집 Emma네 작은 아가들은 엄마아빠와 함께 돕니다. 토끼분장, 마녀분장 등 다양한 모습으로 벨을 누르네요. 전통마녀분장은 이것과 다른 소녀의 모습이지만 요즘은 딱히 전통분장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코스튬을 하나 봅니다. 소녀마녀를 만나는가 했더니... 미국 할로윈에 보던 마녀들이 문앞에 서있네요
어른이 되기 전 아이들은 아직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핀란드어를 못하는 우리 가족과는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인사를 주고 받고 해피이스터를 외쳐줍니다. 사진찍어도 되냐하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주네요. 창고가 배경이라 어둡고 칙칙한 사진이지만 아이들 표정만은 밝아요.
Mikka네 Emma네 아가는 이제 두세살, 토끼얼굴로 나타난 모습이 너무 귀여웠는데 아직 어린 아가들이라 사진찍어도 되냐 묻기 실례가 될듯하여 사진은 못찍었네요. 이곳에서 아이들 사진찍는 것은 대단한 실례라고 해요. 이들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데 생각지 못한 방문에 막대사탕하나씩 준 것이 미안해 초코파이와 다른 초콜렛등으로 사탕주머니를 급히 만들었습니다. 창문으로 바라보다가 지나는 이들을 보고 달려나가 다시 한 번 사탕을 나눠 줍니다. 아까 갑자기 찾아와서 너무 조금 준것같아서 기다렸어....사탕주머니를 받은 아가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주길 잘했다...초코파이가 맘에 들지 모르겠네요. 미국친구들과 초코파이를맛본 핀란드친구들은 모두 반해버렸는데 말입니다.
그들은 아직 모르겠지요.
초코파이를 준 나의 마음은
정
이란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