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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Feb 10. 2018

알콜예찬

학교특성상, 학과특성상 압도적으로 남학생이 많은 환경이었다.


덕분에 나는 미팅이나 화장법보다 마세이나 뽀로꾸같은 기초당구용어를 먼저 배웠고( 최소한 포켓볼 외에 사구와 쓰리쿠션을 구분하고 플레이한다) 예민하고 섬세한 결을 가진 여자들의 대화보다 뱉어낸 것이 본심인 남자들의 대화를 먼저 익혔다.


기억에 남는 것 하나

거나하게 취한 청춘이 당구장을 찾는 것


일명 알콜당구


왠지, 맥주 한 잔 하고픈 날인데 여의치가 않다

냉장고를 열어 손에 잡히는 대로 한 캔


이런, 집에 칩이 없다

한국에 이사온 이후 우리 집에 칩이 구비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핀란드 어느 마트에서도 응당 겟하는 칩이 있었건만 아직 맥주에 어울리는 한국의 칩을 찾지 못한 탓에 부스럭부스럭 짭쪼름한 일본 과자 한 봉지를 꺼냈다.


기억난다. 왠지 모를 분위기에 휩쓸려 한 잔 하고 터덜터덜 응당 내가 갈 곳이 그곳인양 향했던 도서관


칩이 없는 우리집이 어색해서

올림픽 개막식 소식을 전하고 묻는 핀란드의 친구들이 그리워서

어쩌면 다가올 시험을 준비해야 해서


맥주 한 캔 마시고는 책을 펼친다


일명 알콜스터디


가끔은 그리움에 빠져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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