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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1st

일상에 특별함 보태기

by Someone

언니, 여기서 최인아글방 안멀죠?

응~ 저 앞에서 돌아나가면 바로야

으응, 나 전부터 거기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봐서 오늘 여기온 김에 가볼까 해서…


한 동네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초등학교에 보낸 인연으로 그 아이들의 동생까지 대학생이 될만큼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남이지만 남이지 않은 사이로 지낸 친한 동생이다.


김혜수 배우의 나, 이대나온 여자야! 대사에 모든 관객이 그 의미를 이해했듯 이대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가 있을터인데 이 동생 역시 이대나온 여자다.


아니 이대나온 여자였다.

세 아이의 엄마로, 집안의 자랑인 의사아들을 둔 시부모님의 며느리로, 약사부부였던 친정부모님의 맏딸로, 강남역 사거리 큰 빌딩에 병원장 사모로 병원살림까지 챙기고 십수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병원문까지 닫고 떠나는 아프리카의료봉사에 함께 하는 참 역할도 많고 할 일도 많아 이대나온 여자는 과거속에 묻었다.


의대정원이슈로 큰 애의 친구인 맏이를 의대에 입학시키고도 군대라도 보내야 하나 어째야 하나 걱정이 많은 지원이는 나의 사무실 언저리에서 브런치를 하던 중 최인아글방을 물은 것이다.


나는 틈나면 늘상 가는 곳, 가끔은 아무 인식없이 지나치고 마는 그곳이 지원이에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자만 한 번을 못가본 곳이었다.


브런치카페를 나서며 팔짱을 단단히 끼고 말했다.


지원아, 최인아글방가자

아니야, 언니. 막상 찾아가려니 좀 그렇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그냥 갈께요

야! 내가 너 그럴까봐 가자는거야. 여기서 바로고 난 눈감고도 가. 그낭 따라와


이렇게 아니면 영영 못가볼지도 모른다. 이 녀석



이곳 저곳 한참을 둘러보고 이책 저책 꺼내어 보더니 조용히 다가온다.


언니,일 바쁜데 이만가자.

지원아! 와보니 좋아?

응, 매번 티비에서만 보고 궁금했는데 막상 오니까 드라마셋트장 온 기분이야, 고마워요 언니


미리 골라 둔 책 두권을 내밀었다.

너 뭐할래? 언니가 사줄께


이걸 왜 사줘, 내가 사줘야지 하면서도 활짝 웃는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특별한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여느날과도 같은 하루를 보내고 일상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 일상은 누군가에게 특별한 날일 것이고 나에게 역시 특별함으로 남을 수 있다.


지원이와 글방에 들른 그 주, 주말에 소중한 이와 함께 걸어 글방에 다시 찾았다. 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읽는 것, 작가의 단어, 문장 하나하나를 새기며 그 맛을 음미하는 이다. 그런 이가 최인아글방에 가보고 싶다고, 언제 한 번 같이 가자 처음 말했던 것이 벌써 일년 반전의 일이다. 글방 앞 싸우나엘 갔다가 한 말인지 선정릉을 오가며 했던 말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주변을 걸을때면 글방이야기를 하곤 했다. 시간이 흐르며 일상도 특별함도 경계가 불분명해지듯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관계도 흘러간다.




그대의 일상도, 나의 일상도 함께여서 특별한 하루가 되듯 우리의 일상은 그렇게 한층 특별함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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