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iary 20th

bring up the image of me

by Someone

생일축하해


늘 그렇듯 부드럽고 잔잔하게 하지만 따스하게

정갈한 축하말 한 마디를 건낸다.


고마워.


더도 덜도 없이 나도 딱 한 마디


조용히 받아들고

여느날과 다름없이 식사를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 조수석에 올려둔 꽃다발을 보고 있자니 전 해에도, 그 전 해에도 늘 분홍색 미니장미를 건냈더라



그렇게 자꾸 해가 바뀌고 한 살씩 늙어가며 한 해의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연민이 켜켜이 쌓인다.


터널에 들어오고 보니 터널은 너무도 어두웠고 가끔은 숨이 막혔다. 이따끔 비추는 전등에 의지해 그를 희망삼아 내딛지만 터널의 어느만치 왔는지, 이 터널의 끝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일지 알 수 없는 채로 하루 하루, 한 주일, 한 달, 한 해가 쌓여가고 말라버린 분홍색 미니장미가 버려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화분에 옮겨 심어 날이 지나도 해가 바뀌어도 버리지 않고 곁에 둘 수 있는 무언가를 꿈꾸기엔 터널이 너무 어둡다.



너, 그거 알아?

응?

작년에도 분홍색 미니장미였어

그랬나…?


너랑 닮았나봐


그냥 바라만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