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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pr 01. 2016

핀란드아이들에게 묻다-한국알아?

International Day Event

난 한국사람이야... 한국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몇몇 아이들이 조잘거린다. 그래그래 자, 어떤 이야기들을 들아보았는지 함께 이야기해보자~싱가폴이나 중국에서 온 학생이 있는 반의 경우, 한국드라마와 가수들 이야기를 한다. 고학년 아이들도 한국의 대중음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주로 남미와 아시아국가의 아이들. 국토가 반으로 나뉘어져 있고 전쟁 후 급격한 성장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하지만 어디선가 들은 단편적인 이야기말고는 아는 바가 없다. 그나마 전혀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


내 사촌이 한국에 살아요!

내 친구는 한국아이에요... 우리 학교 다녀요...

응 그래, 내가 걔 엄마야~~^^

Katie가 손들고 이야기한다.

내 베스트프렌드는 한국에서 왔어요....

그래 고맙다, Katie... 서로 찡긋 미소를 주고 받는다.


한국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알아보자고 하며 한복을 가리킨다. '와우~쏘 프리티'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온다.  저학년 아이들일수록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입어봐도 되냐고 시끌벅쩍하다. 그래그래, 한 명씩 입어보자.


공주가 된 기분이라며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

몇몇 남자아이들도 관심을 보인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도 많이 해보아서 어찌하면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하는지 대략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예상하지 못한 일로 하여금 모두가 웃게 만드는 것


장난기가득한 자원자 소년을 불러 곱게 단장시킨다. 치마를 걸치려고 시도하는 순간부터 여기저기 박수와 함께 웃음이 터져나온다. 예쁜 소년이 되었다며 다들 오늘의 고운 친구를 보라고 주의를 집중시킨다. 툭 치며 말하길, 넌 이제부터 굿걸이 되어야해~ 이렇게 곱자나~~~ 자~ 조신하게 걸어봐....녀석은 제법 눈치가 있다... 부끄러운듯 몸을 꼬며 살포시 걸음을 내딛는다. 친구들은 배를 잡고 웃는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선생님도 달려와 포토타임을 부탁한다.


한복의 화려함은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도 한복입고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을... 잦은 해외이사로 나의 귀한 한복은 친정집에 보관중이었는데 급히 이삿짐을 부치느라 한복을 싣지 못했다. 무척이나 다급한 이사였으니 어쩔 수 없지만 이런 날은 나의 한복이 몹시 아쉽다.


미국에서도 아이들과 제기차기를 해보았는데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번에도 소년들을 위한 제기차기 경연을 벌였다. 소년팀 소녀팀 우승자를 뽑고 최종 경연을 통해 최후의 승자를 뽑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남녀대결은 수업진행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서로를 이기겠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큰 아이반의 담임선생님과는 만난 적이 많으니 이리와서 한 번 차보라고 부른다.



어지간하면 나랑 대결하자고 하려 했으나 치는 모양새를 보니 안되겠다. 많이 뻣뻣하시다. 미국학교의 Monty는 나랑 제기차기 대결했는데 말이다. 오늘따라 Monty생각이 많이 나네... 보고싶다~


한국의 전통 필통이나 학용품 등 간단한 선물들을 상으로 준다. 한국클래스에 가면 전통게임도 하고 선물도 준다는 소문에 아직 한국관을 들르지 않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한국, 한국 쉴새없이 한국이 오르내린다. 대략 성공예감


함께 구경하신 선생님사이에서도 한국관 가봤냐며 다들 열띤 분위기다. 열두띠 동물이야기도 알려 주고 아이들의 띠를 찾아준다. 우리 엄마는 치킨, 오빠는 카우, 가족의 띠도 찾아보느라 분주하다. 선생님이 여자분이시면, 생년을 여쭤봐도 될지 먼저 양해를 구하고 띠를 알려드린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모두 흥미로워한다.

탈과 부채 등 흥미로운 물건들을 소개하고 탈춤도 잠시나마 보여준다. 그간 보와왔던 공연과는 다른 형식의 공연인지라 이거 연극맞냐고 어색해 한다. 연극이되 연극아닌 우리만의 공연이다.


아이고 어른이고간에 이들에게 한국은 매우 낯선 곳이다. 핀란드에 거주하는 한인의 수도 매우 적고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사이가 아니라서 한국이라는 이름자체가 낯설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면서 조금 힘에 부쳐 ' 아, 내가 왜 하겠다고 했을까....' 후회도 했다. 오늘 아침까지도 말이다. 이 물건들을 다 챙겨서 이른 시각 학교에 가야한단 말이지.... 휴...


한 타임, 한 타임, 워크샵을 마칠 때마다, 그래..... 하길 잘했어.... 스스로 대견해 한다.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도록 열렬히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 아이들부터 아이들을 챙기는 틈틈이 사진찍고 들여다 보며 관심을 두는 선생님들을 보니 준비를 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한국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가질 기회가 오늘 생겨났는데 말이다.


즐거운 얼굴로 한국관을 나서는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코리아를 외친다.


잊지마!!!! 네가 복도를 지날 때마다 태극기를 보면 나를 생각해!!!! 나 누구라고?


코리안!!!!!!


엄지척!

오늘, 나는 한국이 생소한 핀란드의 아이들에게 하루종일 떠들고 움직이며 한국을 소개했다. 예전같지 않아서인지 허리도 아프고 몹시 피곤하지만 하길 잘했다!


고래밥 맛있지? 골드피쉬보다 맛있어요!

마이쭈는 어때? 내가 아는 최고의 캔디야!!!!!

니들이 좋아할 줄 알았어~ 담에 또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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