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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pr 03. 2016

테네시 #1 테네시? 좀 낯설다?

Market sqare와 Ruby fall

미국의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자랑하는 스모키 Mt. 미 중부든 동부든 남쪽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면 스모키 Mt.가 있는 테네시에 가기 위해 거쳐가는 Knoxnbill이라는 인근에서는 제법 큰 마을이 있다. 스모키 Mt.이 너무 좋았던 우리 가족은 봄에도 가고 여름에도 가고 가을에도 가고 다음 해 가을에도 또 가고 자꾸만 스모키Mt.에 다녀오곤 했다. 대략 차로 열시간거리여서 아침일찍 맘먹고 출발하면 그날저녁 전에는 도착하는 비교적 단거리 코스였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요일이나 월요일이 휴일이어서 연휴가 되는 경우 둘 중 하나가 스모키Mt.? 신호를 보내면 call ! 이 오고 후다닥 짐을 꾸린다.


미 중부든 동부든 남쪽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면 스모키 Mt.가 있는 테네시에 가기 위해 거쳐가는 길목에 Knoxville이라는 인근에서는 제법 큰 마을이 있다. 우리는 스모키산에 갈때마다 Knoxville에 들러 식사도 하고 잠시 쉬었다 가거나 일부러 1박을 하기도 하는데 그곳의 Market square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다.


아주 작은 광장 양 옆으로는 노천카페가 즐비하고 거리공연하는 젊은이들의 열기가 내 마음을 유혹한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바닥분수는 아이들의 즐거운 한때를 책임지기도 한다

이곳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깔끔하고 정갈하다.

날짜를 잘 맞추면 장이 서는 날 들리게 되는데 이런 재래시장 구경이 얼마나 쏠쏠한지 모른다. 직접 만든 빵과 과일쨈은 물론이고 꽃과 화분, 수공예품, 치즈, 씨앗, 앞치마, 아기 원피스까지 이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물론 어지간한 어느 마을에나 다 있는 마켓스퀘어를 가기 위해 멀리 한국에서 비행기타고 날아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자동차여행을 계획하거나 미 중부에 지인이 있어서 방문지역이 이 근방으로 정해져 있다면 꼭 한 번 들르면 좋을 곳이다.


이 마을에서 차로 한시간 반, 두 시간 거리에 Ruby fall이라는 지하 폭포가 있다. 아래로 두어 시간 내려가면  애틀란타

차타누가 아래로 두시간거리는 애틀란타  위로 두시간은 녹스빌



Chattanooga에 위치한 이 undergrond fall은 약 145 foot의 길이를 자랑하는 최대의 지하 폭포다. 역시나 친하게 지내는 할머니에게 스모키Mt. 내려가는 길에 들를만한 곳이 없을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은 이름이다. 할머니들 최고!


이 동굴을 발견한 남자의 아내 이름이 Ruby여서 Ruby fall이라 이름이 붙었다.


' 당신은 뭐 발견할 거 없수? 내 이름 붙여줘'

' 칩이나 개발하던가, hj칩 어때?'

' 감자칩이나 드셔~'


아내의 이름을 붙인 이 폭포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나름 낭만적이라 생각했건만 공학도 남편은 낭만에 빠질 겨를을 주지 않는다.

작은 성같은 입구에 들어가 표를 사면 차례로 줄을 서서 지하로 내려 간다. 동굴 입구가 좁아서 한 번에 들어가는 인원수를 제한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날이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들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두를리 만무한 남편이 걱정이다. 아예 마음을 비우고 발길 닿는 그 시각이 우리가 가는 시각이려니...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다행스럽게도  사람이 많지 않다. 블로거들의 과한 야단스러움이었던 것인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해탈한 나의 신력이 발휘된 것인지 기다리는 시간없이 지하로 내려간다.

안내원을 따라 졸졸졸 동굴로 접어든다. 종유석, 석순의 각양각색 다채로운 모습이 제법 장관이다. 드디어 사람 둘이 살짝 살짝 비켜가며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길목이 나타난다. 잠시 기다렸다가 앞서 들어간 팀들이 나오면 차례로 우리 팀이 레인저를 따라 들어간다. 사방이 깜깜하다.


쫄쫄쫄 쏴아아악


깜깜한 동굴안에서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어디서 들리는거지?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살피는 순간 조명이 들어 오고 루비폴의 장관이 펼쳐진다.


와아아아아


루비폴의 극적인 등장으로 관광객들이 함성을 내지른다. 일부러 동굴안을 깜깜하게 해놓은 듯 하다. 1900년대 초까지 땅속에 파묻혀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루비폴이 세상에 빛을 보듯 조명은 루비폴을 비춘다. 제법 극적인 연출이다.

Lookout Mt. 에 위치한 Ruby fall만 보고 떠나기 아쉽다면 십분 거리 Rock city에 들러도 좋다. 스모키 Mt. 에 가는 길이라면 스모키Mt. 입구의 작은 휴양마을 개틀린버그에 들러 마을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스모키Mt.에 놀러가면 우리 가족은 꼭 산 속에 위치한 오두막을 빌려 묵는데 벽난로에 마시멜로 구워먹고 테라스에서 고기 구워먹는 맛에 푹 빠져서이다.


거실 한 켠의 방명록을 읽던 딸들이 호들갑이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야생곰을 보았다는 글을 남긴 것이다. 그날부터 아이들은 우리 오두막에도 곰이 왔으면 좋겠다고 곰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먹다 남은 고기조각을 모아 담은 쓰레기 봉투를 일부러 문앞에 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모키Mt.에서 곰을 만나지는 못했다. 스모키Mt.의 자석기념품에는 야생곰이 새겨져 있지만 말이다.


숲속의 아침은 이상하리만치 일찍 시작된다. 새벽공기가 상쾌해 산책을 하고픈 마음에 문을 나서는데 어제 저녁 내놓은 쓰레기봉지가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산책하다 보니 수풀더미뒤에 우리가 내놓은 쓰레기봉지가 옮겨져 있고 누군가 뒤적거린 흔적이 보인다.


'곰이다! 곰이 가져간거야!!!!'


사실이거나 말거나 딸 아이들은 고기 냄새를 맡은 곰이 우리의 쓰레기 봉지를 뒤진거라고 믿고 있다. 쓰레기 봉지를 끌고 가 뒤진 이 곰은 아이들이 옐로우 스톤에서 야생곰 세모자를 만날 때까지 가장 사랑하는 곰이야기였다.


멀지 않은 곳에 차타누가 인디언 마을이 있다. 마을 투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미술관, 박물관 등 볼거리도 꽤나 많다.


오늘은 갑자기 녹스빌의 광장과 루비폴이 생각나서 소개글을 쓰게 되었으니 스모키Mt. , 개틀린버그, 차타누가의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그러고 보니 이곳들도 에피소드가 참 많았던 곳이네...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다. 역시 다음이 좋겠다.


잔디에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밝고 아름다와 멍하니 바라보다가 녹스빌의 어느 하루 멋진 태양빛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에 잠길 때면 어김없이 지난 여행지의 어떤 장면이 겹쳐진다.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리라


행복에 겨워 유명 국립공원도 관광지도 아니지만 불현듯 녹스빌의 하루를 쓰고 싶어졌다


그런 날도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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