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츠 저, 문현선 옮김,『장자의 말』, 미래문화사(2020)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는데,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무척이나 커서 몇천 리가 되는지 모른다. 곤은 새로 변하는데, 그 새의 이름이 붕이다. 붕의 등도 너무 넓어서 몇천 리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 붕이 날개를 떨치며 날아오를 때, 그 날개는 마치 하늘 끝까지 닿아 있는 구름처럼 그림자를 드리운다. 곤이 변하여 된 붕은 바다에 너울이 이는 때를 노려 남쪽 바다까지 날아간다. 남쪽 바다는 그야말로 하늘 끝까지 닿아 있는 크나큰 물이다. 『제해』라는 제목의 책에는 이상한 일들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그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붕이 남쪽 바다로 가는데 물을 삼천 리나 쳐 내면서 핑그르르 돌아 몸을 솟구쳐 구만 리를 날아오른다. 하늘에 올라 바람을 타면 여섯 달 동안이나 바람을 타고 간다.”
-「소요유」
☆ 천인츠 저, 문현선 옮김,『장자의 말』, 미래문화사(2020), 15쪽.
장자가 복수 강가에서 낚시를 했다. 초나라 왕은 대부 두 사람을 먼저 보내서 이렇게 말했다. “바라건대 초나라로 와서 힘써 주시오!” 장자는 낚싯대를 들고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내가 듣기로 초나라에는 신성한 거북이 있는데, 죽은 지 이미 삼천 년이 되었다고 하더이다. 초나라 임금께서는 천으로 고이 싸서 그것을 사당 위에 모셨다고 하고요. 그 거북이가 죽어서 뼈를 남겨 귀해지고 싶었겠습니까? 아니면 살아서 진흙탕 속으로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겠습니까?” 두 대부가 말했다. “그거야 살아서 진흙탕 속으로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가십시오! 저는 진흙탕 속으로 꼬리를 끌고 다니렵니다.
- 「추수」
☆ 천인츠 저, 문현선 옮김,『장자의 말』, 미래문화사(2020), 188쪽.
수나라 군주의 보배로 천 길 떨어진 참새를 쏘았다고 하면, 세상은 틀림없이 그를 비웃을 것이다. 어찌 된 일인가? 그가 쓴 보배는 귀중한 것이요, 그가 원한 것은 하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양왕」
☆ 천인츠 저, 문현선 옮김,『장자의 말』, 미래문화사(2020), 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