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인연'에 대한 인상 깊은 글을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 글귀가 너무 좋아서 보자마자 내 가슴 속에 새겼다.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였다.
인생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우리가 셰상에 나오기 전부터 알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태어나기 전에 서로 상대방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할 따름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만날 때 가끔 그 이야기를 떠올린다.
혹시 이 사람도 나와 약속한 사이가 아닐까. 단지 기억하지 못할 뿐, 우리는 서로 상대에게 하기로 했던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렇게 생각하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나와 가까운 인연들에게 더욱 고마워진다.
202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