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요즘 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컨셉진》에서 주관하는 '에세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6월 한 달간 매일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첫 글의 주제가 '습관'이었고, 이번 글의 주제는 '여름밤'이다. 나에게 '여름밤'에 얽힌 특별한 추억이 있었던가? 가만히 머릿속 기억을 더듬어본다. 어쩐지 떠오르는 거라고는 몇 번의 밤하늘뿐이다.
그중 가장 강렬하게 남은 밤하늘은,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전에 시골 친할머니댁에서 본 밤하늘이다. 최소 20년 이상 되었다는 것은 확실한데, 그때가 정확히 몇 살 때였는지 계절이 사계절 중 어느 계절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때 시골에서 본 밤하늘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마당에서 앉아 올려다본 밤하늘은 칠흑처럼 깜깜했지만, 수많은 별이 영롱하게 그곳을 비추고 있었다. 나의 얕은 표현력으로는 이 정도밖에 말하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밤하늘을 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정말 멋졌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런 밤하늘을 보지 못할 것 같다.
(지금은 그림이 남아있지 않지만) 마당에 앉아 밤하늘을 보면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초등학생이던 나는 그 별들을 보고 신기해하며 누나와 엄마에게 말했던 것 같다. 밤하늘에 별이 다 동글동글하다고. 나는 그전까지 별이 본래 '☆' 이런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름달처럼 둥근 모습이 본래 모습이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그때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었더라면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남겨놨을 텐데 피처폰조차 없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장면은 카메라가 아니라 눈 속에 담아두어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던가. 반복해서 말하지만, 그 당시에 보았던 밤하늘은 내 생애 최고의 밤하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