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온라인 연예 기사 면에서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상형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가끔 접하게 된다. '저는 배우 000 씨가 이상형이에요.' '저는 가수 000 씨가 이상형이에요' 이런 장면을 보고 평소에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신기하다. 간접적으로 고백하는 의미라면 모를까, 직접적으로 동료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상형이라고 말하다니.
일반인이 자기 이상형을 연예인 이름으로 말하는 것과는 다를 텐데. 드라마(영화)나 예능 혹은 음악 활동에서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자신이 이상형이라고 말한 사람하고 만나면 아무래도 좀 어색하지 않을까. 아니면 직업 특성상 립서비스일 수도 있음을 감안하는 걸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은 없다.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
당연히 연예인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나도 일상에서 주변인에게 가끔 이상형이 어떤 사람이냐고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외모는 어때야 하고, 성격은 어때야 하고, 취미는 어땠으면 좋겠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살면서 딱히 이상형을 정한 적은 없다. 그래도 굳이 누군가가 물으면, 장난식으로 '몸에는 검은색 가죽잠바를 입고, 손에는 검은색 가죽 장갑을 낀 채, 검은색 바이크를 타는 터프한 연상 여성'이라고 말해주곤 한다. 그런 이가 날 좋아할 리도 없지만, 나도 진심은 아니다. 진짜를 이야기하자면, 나와 종종 서점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외모는 딱히 상관없고, 성격은 차분해도 좋고, 나와 반대로 발랄한 성격이어도 좋을 듯하다.
다른 어떤 조건보다 '책'이라는 요소가 내겐 중요한 것 같다. (사귀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이성은 내가 서점원이었을 때 함께 일하던 동료 직원이었으니까. 꼭 책 관련 일을 할 필요는 없어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