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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Jun 03. 2021

일에 관한 단상



'일'이라는 낱말은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다양한 뜻을 지녔지만, 저 단어를 보는 순간 우리는 모두 '노동'을 떠올릴 것 같다. 요즘 정기구독하고 있는 도서출판 민음사에서 나온 인문잡지 《한편》의 이번 호 주제도 '일'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일'도 예외 없이 '노동'이었다. 우리 시대의 노동이란 뭘까. 하고 싶지는 않으나 안 할 수 없는 일. 그것이 바로 노동에 관한 보편적 인식인 듯하다.


간혹 자신이 원하는 노동을 하며 자기 일에 자긍심을 지닌 이들도 있으나 흔한 사례는 아니다. 주식이든 복권이든 어떠한 연유로든 갑자기 수십억이 생겼을 때, 돈벌이 노동을 계속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엄연히 '노동자'에 속하는 사람들도 자신을 근로자나 회사원으로 생각하지 '노동자'로 분류되길 꺼린다.


물론 일하는 순간순간이 다 행복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전반적으로는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일할 방법은 없을까. 물론, 나도 경험으로 안다. 일은 그저 일로만 대하는 게 마음 편하다는 것을. 그래서 요즘 '사이드잡'이라는 게 유행하나 보다. 본업에서 찾지 못한 자신의 행복과 가치를 부업으로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의 차선책이다.


운이 좋으면 부업이 본업이 될 수도 있고, 설령 그게 안 되더라도 본업이 있으니 걱정할 일이 없다. 본업에 방해가 되지만 않으면, 본업이 부업을 후원하는 형태가 되니 그 점에서 보람도 느낄 수 있으니 상부상조다. 그러나 본업에서 만족하지 못한 모든 사람이 다 부업을 병행할 수 있진 않으니 문제다. 본업이 너무 빡빡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정신적 에너지가 남아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직딩 시절 내가 바로 그랬으니까.


타의로 직장을 떠난 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은 불확실하다. 일은 그냥 일로만 생각하는 게 좋다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내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일을 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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