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음내림 Dec 07. 2015

너의 눈동자가 말을 걸었다.




내가 꼬마 아이일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말.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눈동자를 들여다봐.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될걸.





이런 이론을 늘어놓는 이는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이었을까? 아님, 심리학 전공자?

도대체 어떤 인간이 그런 말을 했는지 그의 관심법을 배우고 싶다.







과연 누굴까.






내가 본 중 가장 순수했고 가장 슬퍼 보였던 그는 알고 보니 

동정을 위한 거짓의 가면 하나쯤 뒤집어쓰는 일은 일도 아닌 냉혈한이었고

타인의 감정에는 자신의 이용가치 밖이라면 관심의 '관'자도 두지 않는 

사회성이 뛰어난 공감 능력 결핍 이상자였다.









의학이 그의  정신세계에 병명을 붙여줄 수 없다고 해도 나 스스로 붙여줄 수 있는 병명이 수십 개일 터.








사람을  이용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던 그는 내가 본 중 가장 무서웠던 사람이었다.







물론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유달리 나에게 의지하던 그 사람을 마음 깊이 이해해보려던 내가 보기 좋게 당했다.








당시 그가 주변인들도 많고 늘 북적거렸던 나를 통해 그의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 했는지 

그래서 나에게 접근했던 건지는 난 절대로 알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물귀신과도 같다. 익사한 영혼은 반드시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을 만들어야 귀천할 수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는 사실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주변의 그들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들은 커다란 탐욕의 결과로 결코 만족될 수 없는 그들만의 불행 속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이 아주 순수하고 열정적이기 때문에 혹자의 눈에는 정말 순수하고 솔직한 인간으로 비칠 수 있으나 그들의 욕망의 대상은 감정 공유나 친구가 되는 것 따위가 아니다.






그저 누군가의 자리를 순수하게 빼앗고 싶을 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 그들의 순수한 열망을.

그 열망이 너무도 순수해서 아이와 같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만큼 당돌하고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순수하게 보인다.








사람이 속이려고 작정하고 들면 절대 알 수 없는 거구나 난 그때서야 명확히 깨달았다.







10년 지기 절친 두 명이 쌍으로 나를 엿 먹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함부로 얘기한다 싶으면 친구들의 좋은 점을 피력하기 위하여 하루 종일 설득을 하곤 했던 20대 초반. 

그 이후로 두 번째 뒤통수였다. 그리고 그 후로는 절대 사람 눈동자에 미련두지도 믿지도 않는다. 

한 번 아니다 싶은 사람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 나에게 충고를 하겠지

'그러면 다 잃어요. 외로워질 거예요.'








나도 안다. 사람이 줄어들수록 파티는 줄어들고 사람이 줄어들수록 

나의 즐거움을 공유할 경우의 수도 같이 줄어든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는 것. 그리고 '아닌 것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아닌 것.' 

이것만 지키고 살면 반드시 좋은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등장해준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불변의 진리.











사람 눈동자를 믿지 마라.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개과천선은 없다.










성선설 혹은 성악설?









그냥 나쁜 사람은 나쁜 거고

착한 사람은 착한 거다.

그들이 삶의 방식을 결정한 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쁜 사람들을 계몽시키려는 쓸데없는 

시간낭비는 집어치우고 최대한 그에게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본인에게나 집중할 것.










그는 내 단물을 쪽 빨아먹고 미련 없이 환승했다가 어느 순간

다시 또 아쉬워지면 슬금슬금 뱀처럼 기어들어온다.









아, 물론 그가 다시 당신을 찾아낸다면 그는 눈물길이 있을 리 만무한 한 줄기의 

투명한 눈물과 세상에서 가장 미안한 표정으로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처량한 표정으로 

당신을 올려다볼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속상해하는데 예전과는 달라졌을 거야.'라고 

속으로 되뇌며 왠지 모르게 떨떠름한 포옹을 하게 되겠지.











그러나, 당신이 또 틀렸다.

한 번은 누군가의 탓을 하며 책임회피를 하는데 이용할 이유가 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이 또 틀릴 거라는 것을 진작 알았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완전하고 완벽한 당신의 책임이다.








눈동자에 속지 말고.

악인을 이해하려들지마라.








그들을 이해하려 하는 순간

당신은 그들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들을 이해하게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게 당신이 쉬운 이유다.








그들을 이해하려거든

그들이 당신의 삶을 좀먹게 방치한 결과가



 동정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홀대했던 자신이 반드시 되받아야 할 업보가 되어 되돌아옴을 명심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슴에 비수로 날아들 그 화살을 누구에게도 돌리지 말길 바란다.













감당하려거든 뛰어들되

감당하지 않으려거든 도망가라.

조용하게 고개를 돌려라.

그들의 이용 대상이 되지 말아라.








그리고 불나방이 되지 마라.













당신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당신이 얼마나 빛나는 존재였는지는




그 빛을 많이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나는 두 번이나 나 자신을 버려둔 죄로 건강은 물론 마음도 많이 다쳐 톡톡히 대가를 치르고 있다. 

회복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을 할 것이고 열심히 노력을 하겠지만 

이미 잃어버린 것은 되찾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중 가장 귀중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과 함께 육체는 시들고 육체가 시들면 열정은 꺼져가는 장작불처럼 급속도로 저물어간다.









이 글을 읽고 한 사람이라도 공감을 하게 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미 너무 늦지 않았길 바라며.









반드시 벗어나게 되시길.

세상엔 너무도 순수한 악인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늦은 새벽 나만의 고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