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플래닛 리뷰 데이터로 조직문화 분석하기
코로나 19로 인해 계획했던 조직문화 심층 분석 프로젝트가 잠시 스톱됐다. 전국의 직원들을 만나며 심층 인터뷰를 하는 것이 초점인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잠시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잡플래닛 조직문화 데이터 분석을 시작해 보았다. 발단은 한 제약회사의 교육담당자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우연히 보고 나서다. 웹크롤링을 통해 잡플래닛의 기업 리뷰를 추출하여 동종업계 간 조직문화를 분석해 놓은 글이었다. 객관적이고 시각화된 데이터를 보니 괜찮은 작업이라 생각되었고 나 또한 시도해 보고 싶었다.
뼈속까지 문과생인 나는 처음으로 크롤링을 시도해보았다. 크롤링을 하긴 위해선 보통 R스튜디오와 파이썬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 일단 동영상을 보며 R스튜디오를 설치하긴 했으나 제한된 정보로 잡플래닛의 리뷰를 크롤링하는 건 쉽지 않았다. 홀로 끙끙거리다 안 되겠다 싶어 결국 제약회사 교육담당자분의 친절한 도움을 받아 백개가 넘는 우리 조직의 잡플래닛 리뷰를 뽑아낼 수 있었다.(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전현직자들이 올린 날 것 그대로의 Raw Data였다. 이외에 동종업계인 다른 4개의 NGO 리뷰도 뽑아내었다. 상대적으로 기업 리뷰가 적은 곳은 크롤링하지 않고 수기로 뽑아내었다.
분석은 크게 1) 5개의 NGO 조직문화 점수 비교 2) 우리 조직의 7개년 간 조직문화 점수 추이로 진행했다. 먼저, 5개 NGO의 조직문화를 비교해보았다. 잡플래닛은 동종업계 간 조직문화를 비교하기에 용이하다. 동일한 척도로 평가(경영진, 복지 및 급여, 사내문화, 승진기회, 일과 삶의 균형, 추천여부, 성장 기대 여부 등)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의 조직문화 위치를 알고 싶을 때 이미 데이터가 풍부히 쌓인 잡플래닛 데이터를 활용하면 딱 좋은 이유다.
물론 데이터를 그대로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분명 비교치를 보다 보면 데이터에서 뽑아낼 수 있는 함의점이 보일 것이다. 우리 조직의 경우 상대적으로 각 항목별 점수는 높은 편이었으나 성장기대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마침 요즘 '혁신'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이를 잘 실행하다면 '성장 기대'도 향후 높일 수 있을 거라 낙관적인 전망을 해 본다.(점수가 낮다고 좌절하지 마시라. 조직문화 담당자가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자, 앞으로 점수를 높일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조직의 7개년 간 조직문화 점수 추이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이는 잡플래닛에 데이터가 쌓인 시점부터 볼 수 있으므로 조직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실 우리 조직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내부에서 진행하는 조직문화 서베이가 있다. 7년 간 잡플래닛에 쌓인 데이터와 내부 조직문화 서베이의 점수를 비교해 보며 함의점을 찾는 것도 꽤나 흥미로웠다. 비슷한 부분이 많기도 하고 내부 서베이 결과에서 보지 못했던 부분도 보게 되었다. 수집한 잡플래닛 데이터는 'Tableau'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시각화를 진행하였다. 'Tableau'의 경우 무료로도 이용할 수 있고 활용법도 꽤나 쉬운 편이다.
잡플래닛의 리뷰의 경우 퇴사자들이 많이 남기기에 부정적인 코멘트가 많은 편이다. 한 때 인사담당자들에겐 이러한 리뷰가 골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정보의 비대칭성이 무너진 시대에 이러한 코멘트를 무시할 순 없다. 이미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잡플래닛이나 혹은 다른 기업 평가 사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업을 미리 평가한다. 조직문화, 연봉 등 한 때 감추고 싶었던 기업만의 비밀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이 리뷰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가 아닌,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 조직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데이터 분석'을 배워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조직에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함의점을 뽑아내고, 조직에 적용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면 많은 일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백데이터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한다면 조직문화 활동을 할 때에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에도 용이할 것이다. 조직문화 담당자가 데이터 분석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