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북리뷰

[돈의 정석] 돈의 탄생부터 통화 정책의 미래까지

경제: 찰스 윌런, 돈의 정석을 읽고

by 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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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정석’이라는 제목의 무게만큼이나 돈에 대한 거시적인 조망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 빠르게 솔루션을 주는 주식이나 재테크 관련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었다 보니 긴 호흡을 두고 읽어야 하는 이번 책은 나에게 챌린지로 다가왔다. 나에겐 무지의 영역이다 보니 사실 평소에 궁금해하지 않았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화폐의 역사, 금본위제, 중앙은행의 역할 등 살면서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당장 내가 먹고사는 것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해서 찾아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완독을 목표로 차근차근 읽다 보니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고 시야가 좀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앞단에선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을 설명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책에서도 기술되어 있듯이 “인플레이션은 나쁘다. 디플레이션은 더 나쁘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최악이다”이다. 항상 물가가 오르면 자동반사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특히 요즘처럼 내 지갑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간다고 체감되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을 피하고만 싶다. 하지만 적당한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경제적 윤활유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는 저자가 더 나쁘다고 하는 “디플레이션의 위험”을 방지할 수도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돌아보니, 디플레이션의 위험은 정말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부분... 월급이 오르더라도 물가를 고려했을 때 오른 게 오른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슬퍼졌다....ㅠㅠㅋㅋㅋ)


항상 국제면의 어젠다로 다뤄지는 ‘유로존의 이슈’, ‘중국과 미국의 역학관계’를 책을 통해 깊숙이 파헤쳐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유럽 여행을 할 때 국가 간 이동을 하더라도 동일한 화폐인 유로를 쓸 수 있어 편하다는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경제위기를 겪었던 스페인, 이탈리아의 사례를 보니 고유의 자국 통화와 정책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값싼 물건과 값싼 대출에 중독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은 그런 상품을 팔아 수입을 얻는 데 의존하게 됐다” 또 중국과 미국의 역학관계를 설명하는 이 부분이 자극적이면서도 인상깊었다. 두 나라가 고통스럽지만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그럼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문제점들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전에 ‘부의 시나리오’라는 책의 주요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항 속에 아마존이라는 강력한 물고기가 있고, 사람들은 아마존이 영원하리라 생각하는데, 이 어항이 깨졌을 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즉, 물고기 그 자체를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물고기가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것이 물고기 투자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었다. <돈의 정석>을 통해 물고기가 살고 있는 환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거시경제에 관한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플레이션이든 디플레이션이든 어떤 환경에서든 대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2장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한 경제 시스템 안에서 생산량이 동일하면 통화 공급, 즉 통화량에 비례해서 가격이 오르내린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단서가 있다. 통화 공급과 가격 사이의 관계는 그 경제 시스템 안에서 화폐 유통 속도, 즉 돈의 순환이 얼마나 빨리 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화폐 유통 속도는 통화 공급과 물가 사이의 중요한 연결 고리다. 개인과 기관이 돈을 쥐고 있으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화폐 유통 속도를 느려지게 만든다.


-인플레이션은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라기보다 돈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직관적이다.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지난해보다 두 배 비용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다면, 이는 1달러로 살 수 있는 상품이 작년의 절반이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은 생산량보다 통화량이 눈에 띄게 빨리 증가할 때 생긴다. 생산 단위당 통화량 증가율이 높을수록 인플레이션도 커진다.


-화폐 인플레이션의 해악은 이보다 더 심해서 현금을 가진 사람의 구매력을 '훔쳐 가는데', 특히 부자보다 저소득 계층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가난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보석이나 부동산)에 재산을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적기 때문이다. 한편,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대출을 받는 쪽에는 유리하지만, 대출을 해주는 쪽에는 불리하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수입이 떨어지고, 집은 물론 기타 자산 가치도 줄어든다. 그러나 은행에는 매달 같은 액수의 돈을 갚아야 한다. 사실상 빚의 실제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간다. 물가가 1년에 5퍼센트씩 떨어지는데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1퍼센트라면, 실질금리는 6퍼센트가 도니다. 은행은 1년 동안 자본을 빌려주는 데 1퍼센트의 비용만 물리는 것이지만, 빌린 돈에 비해 갚을 돈의 구매력은 5퍼센트 높아지게 된다.


3장 물가의 과학, 정치학 그리고 심리학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수입이 떨어지고, 집은 물론 기타 자산 가치도 줄어든다. 그러나 은행에는 매달 같은 액수의 돈을 갚아야 한다. 사실상 빚의 실제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간다. 처음 빌렸던 돈보다 갚을 돈의 가치가 더 상승하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했고, 대출받은 사람이 계속 돈을 갚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돈을 대출해 준 쪽에게도 이익이다. 대출받은 사람이 갚는 돈은 처음에 빌려 간 돈보다 가치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상당히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는 물가가 올라서 자기가 빌린 돈의 실제 가치가 잠식되는 것이 유리하다. 채무자와 채권자가 존재해 온 때부터 채권자들은 화폐 가치를 보존하려고 했고, 채무자들은 그 가치가 떨어지길 원했다.


-새 화폐를 찍어 내는 것은 국민들 몰래 은근슬쩍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이를 '인플레이션 세금'이라고도 부른다. 돈을 더 찍어 내면 이미 유통되고 있는 돈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실질적으로 그 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요약 : 인플레이션은 나쁘다. 디플레이션은 더 나쁘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최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집단들이 있다. 한편, 화폐의 존재 이유는 상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며, 물가가 전혀 변하지 않을 때 그 기능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가 약간씩 상승해야 상거래가 잘 돌아간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물가를 이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다.

*환율이 올랐다(상승) -> 달러가치가 올랐다 -> 원화가치가 떨어졌다 -> 원화평가 절하 -> 수출유리 -> 수입불리


7장 금의시대

-처칠 : 금 대비 파운드의 가치를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

-케인스 : 환율을 금과 달러에 고정시키는 것보다 국내 물가 안정시키는 일에 더 중점(변동환율제로 가야함)

*여러 나라들이 금본위제를 매개로 서로 묶여 있으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써야 할 때가 많다. 바로 이것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영국을 무너뜨린 요소였다.


8장 : 미국 화폐의 역사

-브레턴우즈 협정 : 2차 대전 후의 국제 금융 구조를 만들어 낸 국제 조약 -> 달러: 국제 준비 통화(달러가 새로운 금이 됨)

-IMF : 고정된 환율 연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 돈을 빌려주기 위한 국제기구

-루스벨트 : 개인이 달러와 금을 교환할 권리 철폐, 중앙은행도 그 권리를 잃음 -> 세계 통화는 더 이상 어떤 실물에도 묶이지 않음


9장 : 2019년과 2008년

-금본위제를 고수하려는 시도가 결국 대공황을 가져왔다. 이 시도들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에 전례 없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가해졌다. 그 압력에서 자유로운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산업화된 경제를 금분외제에 묶어 놓은 것이 최악의 정책이었다"- 피터 네민


-대공황의 특징 중 하나는 만성적 통화 부족이었다.


-2008년 위기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합리적인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재정적으로 어리석은 짓을 벌여 돈을 번 다음 그 위험을 재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행동을 했다는 데 있다. 마치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떠넘기는 거대한 게임을 한 것과 같은 형국이었다.


10장 일본의 장기 침체

1) 디플레이션의 악영향은 너무나 커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상황을 감수하고라도 디플레이션을 방지해야 한다.

2) 디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만큼 강력하다.

3) 통화 정책은 공급 측면의 개혁을 대체할 수 없지만 중요한 보완책은 될 수 있다.


11장 유로의 위기

-공통 화폐는 금본위제와 같다. 공통 화폐는 각국이 그 화폐의 가치를 일정하게 고정해서 국제 교역을 더 쉽고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금본위제는 통화 정책을 사용해서 국내 경제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 바로 이 문제가 독일과 그리스의 관계를 악화시킨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공통 화폐를 사용하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큰 문제가 두 가지 있다. 첫째, 단일 통화를 공유하는 나라들은 통화 정책 또한 고유해야 한다.

둘째 통화를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면 환율을 이용해서 세계 나머지 지역들과 행하는 교육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된다.


-유로를 쓰는 나라들은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거나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시킬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


12장 미국과 중국의 통화 전쟁

-미국이 새로운 대출에 대해 중국에 의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중국의 경우 '1조 달러가 넘는 돈을 갚는 문제에 있어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정책적으로 축척된 달러를 재활용해서 그 돈으로 미 재무부 채권을 사들였다. 사실상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 정부에 다시 빌려준 것이다. 이 정책의 명시적 목적 중 하나는 위안이 급격히 평가절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중국은 막대한 액수의 돈을 고객에게 빌려주는 것으로 자국의 수출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부채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미국 상황을 지켜보는 중국 관리들은 극도로 초조해질 수 밖에 없으며,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위안의 가치 때문에 중국 내부 경제가 왜곡된다.


-미국은 미국대로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해 왔다. 전 세계를 상대로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들였고, 그 차액을 빌린 돈으로 메꿔 온 것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국은 값싼 물건과 값싼 대출에 중독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은 그런 상품을 팔아 수입을 얻는 데 의존하게 됐다"


13장 돈으로 굴러가는 세상

-비트코인은 가치 있어졌기 때문에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할 때마다 다른 사람도 비트코인을 소유하는 것이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로인해 가치는 더욱 상승했다.


-가치가 예측 불가능하게 등락을 거듭하는 자산은 전자화폐든 아니든 간에 이상적인 토호가 아니다. 화페는 비교적 안정적인 구매력을 유지할 때 가장 잘 작동한다.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떤 화폐가 계산 단위로서 기능하려면 예측 가능한 구매력이 장기간 보장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관 하든 간에, 개인 키를 잃어버리면 해당 비트코인도 영원히 잃게 된다. 암호를 잊어버린 적이 있는가? 노란 포스트잇 종이를 허둥지둥 찾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 종이를 못 찾으면 노후 자금을 몽땅 잃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 어떨까?


1) 설령 텔레파시를 보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살 수 있는 날이 온다해도 안정적인 계산 단위는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2)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3) 세계 경제는 본질적으로 혼란에 빠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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