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아이 친구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집에 온 아이가 자기는 못 받았다고 속상해했다는 것이다. 이번 달부터 아이들은 받아쓰기 시험을 보기 시작됐다. 두 번의 시험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첫 번째 시험에서 10개 중 4개, 두 번째에서 5개 중 단 3개를 맞았다. 사실 온라인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흘러가는 중이라 연습 없이 시험을 잘 보기란 쉽지 않다. 불량한 워킹맘인 나는 받아쓰기 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준비시키지 않아 왔다.
#사탕을 못 받아서 좀 부끄러웠어
두 번의 시험 이후 애들은 슬슬 받아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했다. 안 되겠다 싶어 지난 주말에는 함께 책상에 앉아 미리 맹연습을 했다. 짐짓 궁금했다. 사탕을 받았을까? 다른 친구들이 사탕을 받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조금 뒤 전화가 울렸다. 재군이었다. 목소리가 막 붕붕 떠있다. 오늘 받아쓰기 백점을 맞았노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친김에 오늘 잘한 일들까지 무용담처럼 주욱~ 늘어놓고는'자기가 좋아하는 빵을 사다 주길 바람!'이라며 쿨하게 전화를 끊었다.
퇴근하고 재재 쌍둥이와 빵을 먹으며 '받아쓰기와 사탕'에 대해 물었다. 백점 맞은 친구들이 앞에 나와서 사탕을 받는 게 부러웠다고 했다. 재양은 친구의 '너는 못 받았어?'라는 말에 좀 부끄러웠다고 했다.
일하는 엄마 덕분에 늦은 밤 숙제를 하는 재군
#사탕이 동기부여를 해줄까?
아이들의 얘기가 꽤나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우리 교육의 민낯을 일부 보여준 것 같았다.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늘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해. 하지만 실수로 결과가 원하는 만큼 안 나올 수 있어.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 또다시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라고 말해왔다. 시험과 경쟁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아이'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기초학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백점은 사탕 줄게. 아니면 없어'라고 잘하고 못하는 아이를 가를 필요는 없다. '사탕 주면 열심히 하겠지'라는 방식이 정말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까짓 받아쓰기와 사탕에 예민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받아쓰기, 수학 문제집으로 가득 찬 아이들 가방과 알림장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변화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공교육은 과연 어디로 갈까?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교육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책상 속 세상에서만 살지 않기를!
(번외) 이번 브런치 글에서 맞춤법 오류가 6개나 있었다. 어른이지만 맞춤법을 틀리는 나는 브런치의 맞춤법 검사를 매우 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