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친구는 내 친구가 아니야

아이의 첫 초등사회생활을 위한 3가지 조언

by 바이비

"엄마,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해?"


주말에 재양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놀이터에서 만나 함께 놀자는 것이다. 날씨도 좋고 하니 나도 아이들을 따라나섰다. 놀이터 구석에 캠핑의자를 놓고 책을 들었다. 아이들은 이내 깔깔대며 뛰어다녔고 가을 햇살은 눈이 부셨다. 좀 놀다 보니 아이들이 점점 많아졌다. 자주 만나는 동네 친구들이 모이니 곧 자기들만의 놀이가 시작됐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재양 친구는 혼자 조금 떨어져 놀고 있었다. 애들 노는 데 어른이 끼어들기 뭐하니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잡기 놀이가 여러 차례 계속되는 동안, 그 친구는 혼자 놀고 있었다. 결국, 나지막이 재양을 불러냈다.


ㅣ 나: 친구가 혼자 노는데 무슨 일 있어?

ㅣ 재양: 다 같이 노는 게 별로래. 나랑만 놀고 싶대.


얘기를 들어보니, 재양 친구 엄마가 무리에 있는 언니들과 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함께 놀면 엄마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니 재양이랑만 놀자고 한 것이다. 하지만 재양은 더 많은 친구들과 놀이를 하고 싶어 했다. 혼자 친구를 설득해보고 지원군을 데려오기도 했지만, 그 아이는 끄떡없었다. '난 재양 너랑 놀러 나왔으니 나랑만 놀자'라고 강하게 말했다.


고민이 된 재양은 나에게 쪼르르 달려왔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해'라는 재양의 물음에 나 또한 고민에 빠졌다. (사실 어른이 늘 정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양에게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으니 친구가 같이 놀고 싶어 질 때까지 두겠다고 했다. 지금은 친구가 혼자 있고 놀이는 내일도 할 수 있으니 친구와 노는 것이 어떠냐고 설득해봤다. 하지만 재양은 그 친구를 이해하기 힘들어 보였다. 몇 번의 설득과 거절이 오간 뒤 그 친구는 속상한 얼굴로 집에 갔고 말았다.


#은근 신경 쓰이는 초등사회생활

학교생활을 하자 친구사이에 여러 일들이 생긴다. 반 친구가 20명 남짓으로 인원도 많아졌고 학교, 학원, 놀이터 다양한 곳에서 여러 상황이 생긴다. 주변에 물어보니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의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을 거라고 했다. 여자애들 사이에 따돌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특히, 본격적인 초등사회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자애들 사이의 예민한 감정들'이다. 재양도 속상해하며 그 날의 일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재군에게서는 들을 수 없는 해프닝이 자꾸만 생긴다. 언제 한 번은 놀이터에서 재양이 친구 세 명과 놀다가 한 명이 삐지는 일이 생겼다. 집에 돌아간 그 아이는 가시가 돋친 문자 폭탄을 재양에게 퍼부어댔다.


ㅣ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 사과도 듣고 싶지 않으니 연락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속상함을 털어놓는 재양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심히 물었다. 그 친구가 하고 싶은 놀이가 있었는 데 다른 두 명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행히, 감정이 휘몰아치는 그날 일을 뒤로하고 다음 날 셋은 아무 일 없는 듯 함께 놀았다.



#아이 친구는 내 친구가 아니다!

재양이 고민을 얘기할 경우 답을 주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조언만 해주는 편이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예전보다 복잡해지고 혼자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 관계는 부모가 만들어줄 수 없다. '이 친구랑 노는 게 좋겠어. 저 친구랑 놀지마'라고 부모가 모든 것을 정해줄 수도 없다. 아이 스스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상황에도 휘둘리지 않고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도록 부모는 조언자가 되어줘야 한다.

< 슬기로운 초등사회생활을 위한 Tips >

ㅣ친구들과 다툼이 생길 때는 아이들끼리 해결하기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 여러 번 봤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른이 나서서 해결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친구들과의 다툼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이다. 스스로 다툼을 해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경험이 되고 비슷한 상황이 생겨도 마음 졸이지 않게 해준다. 다만, 해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처럼 아이들 생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도의 개입이 필요할 때도 있다.

ㅣ 평소 아이에게 친밀한 조언자가 돼 주기
부모가 아이들 관계에 크게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관심을 끄라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 시행착오와 성공을 경험하며 아이 스스로 제대로 된 관계를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길 때 쉽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평소 친밀한 조언자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ㅣ 착한 친구 신드롬을 주입하지 말기
나는 아이에게 누구에게나 착한 친구일 필요는 없다고 얘기한다. 나랑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늘 양보하고 yes라고 말하거나, 일방적으로 참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친구와 싸움이 났을 때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고 재양의 생각을 친구에게 솔직히 얘기하라고 말한다. 관계는 서로 솔직할 때 단단해진다. (물론 나쁜 친구가 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 친구 사이에 옳지 않는 일은 정확히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귓속말과 자기 편 만들기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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