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나요?
누군가를 꽤 미워했던 적이 있었다. 나와 5년을 같이 일한 직장상사였다. 그녀는 천사와 악마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감정코칭을 받아야 할 정도로 직장 내 트러블메이커였다. 내가 입사했을 당시 퇴사(당)했던 선배는 몇 년 간 회사 근처를 지나다니지 않았다. 그 뒤로도 그녀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몇 명을 내쫓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는 꽤 오랫동안 나에게는 꽤 좋은 상사였다. 아마 내가 그녀의 말을 잘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을 할 만큼 나를 자기의 편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늘 누군가는 그녀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살얼음판 같은 공기와 가시 돋친 말들은 심장을 비정상적으로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와 나 사이에도 문제가 생겼다. 나 또한 그녀의 타깃이 된 것이다.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업무지시들이 이어졌다. 매일 저녁 '그만둘 거야!'를 다짐하고 아침이면 또다시 출근을 했다. 주변 사람들은 같이 욕해주기도 하고 직장은 다 그런 거다... 그런 상사 어디든 있다.. 그냥 월급이나 받아... 라며 토닥여줬다.
앞서 여러 케이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버티지 않기로 결심했다. 결국, 그녀와 나는 유쾌하지 못한 헤어짐을 하게 됐다. 서로의 마음에 미움이 남은 채로 말이다. 벌써, 5년 전 이야기지만 종종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마치 목에 콱 걸린 생선가시 같이. 아직도 미움이 남아서 일까? 아니면 해피엔딩이 아니어서일까?
그림책 <미움>은 그 당시의 일을 떠올리게 했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아이는 친구에게 너 같은 거 꼴도 보기 싫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미움으로 마음이 가득 찬 아이는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매일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그때의 나처럼.
그림책을 덮고 나서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지금 마음에는 미움만 가득 찬 것은 아니다. 미움 안에 아쉬움이 함께 있다. 왜 그렇게 그녀를 미워하며 내 마음에 상처를 냈을까? 그때 나는 최선을 다해봤을까? 하는.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미움의 잔상이 오랫동안 남는 것은 더욱 그렇다. 지금 그 유쾌하지 못한 일로 고민하고 있다면 그림책 <미움>을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5년 묵은 생선가시를 지는 나보다는 더 빨리 그것을 빼내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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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의 그림책 처방전>
-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 미움의 잔상으로 이불킥을 날리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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