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COCO Feb 13. 2024

온라인 글쓰기 교육

재외학교 학생들을 위한 글쓰기 교육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한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 비해 문해력이 부족한 것을 많이 느낀다. 재외 학교 학생들의 한국어에 대한 노출 시간이 부족한 것이 이유일 수 있다. 학교와 가정 외에는 한국어에 노출되지 못하는 환경이 대부분이다. 학교에서도 영어나 중국어 등 현지어 학습을 강화하여 상대적으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 시간이 적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많은 부분 한국어에서 나온다. 재외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한국어 문해력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학교 밖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노출시간이 많다. 굳이 학습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어 노출 시간이 부족한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특별히 시간을 들여 책을 읽거나 학습을 하지 않으면 한국어 문해력이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국어는 도구교과의 성격을 띤다. 국어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과목 학습에도 지장이 생긴다. 사회, 과학 등의 과목에서도 주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전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수학의 경우도 문해력이 부족해 서술형 문항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재외 학교 학생들도 대부분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한국어 능력이 적절히 발전하지 못하면 본인이 알고 있는 언어에 갇혀 사고에 제한이 생긴다. 언어의 부족이 전반적인 학업능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이상적인 언어학습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고르게 발달하는 것이다. 재외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일상적인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단지 문해력의 부족으로 어려운 텍스트를 이해 못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부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재외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국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국어 능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였다. ‘글쓰기’는 언어학습의 꽃이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학습을 총합하는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진행했을 경우 듣기, 말하기, 읽기 능력이 같이 끌어올려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2022 교육과정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어과에 ‘독서’ 단원을 별로도 운영하였다. 독서는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연결된다. 독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글쓰기에도 한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코로나로 촉발된 온라인 교육에는 장점도 많이 있었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온라인과 글쓰기를 연결하였다.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의 국어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고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국어학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운영하였던 온라인을 통한 글쓰기 교육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온라인 글쓰기 교육은 가장 대중적이고 접근이 쉬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구글 클래스’를 활용하였다. 재직 중인 학교가 구글 클래스에 등록이 되어 있으면 플랫폼 상에서 학생 등록이나 관리가 편하다. 하지만 학교 계정이 아니더라도 구글 클래스를 개설하는 데는 문제없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구글계정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 본인이 사용하는 계정을 사용하여 구글클래스에 가입할 수 있다.    

      먼저 교사가 구글클래스 룸에 학급을 개설하여야 한다. 클래스룸 우측 상단의 ‘+ ’ 버튼을 누르고 항목에 적당한 이름을 넣은 후 학급을 개설하면 된다.    

      학생들은 수업 초대 링크를 통하거나 핸드폰에 구글 클래스룸 앱을 설치 후 수업 코드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학급에 접속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접속하였다면 교사는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고 과제를 배정할 수 있다. 수업 과제 탭에서 ‘+만들기’ 버튼을 클릭하면 새로운 과제를 작성할 수 있다. 글쓰기 과제 외에 다양한 형식의 과제를 제시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크다.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위한 과제를 배정할 때는 하단의 ‘만들기’ 버튼을 클릭 후 구글 문서인 ‘Docs’를 선택한다. 구글의 다양한 문서공유 시스템을 활용하여 글쓰기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 수준에 맞는 적절한 글쓰기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글쓰기 수업에 처음 제시하기 좋은 것으로 ‘오감글쓰기’가 있다. 다섯 가지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상을 관찰하여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나 ‘키우고 싶은 애완동물’ 등을 주제로 주면 좋다.

      이후에는 국어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글쓰기 주제들을 제시할 수 있다. 논설문, 설명문, 생활문 등 다양한 글쓰기 주제를 제시하여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다. ‘나 사용법’ 같은 주제는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나를 친구들에게 본인을 소개하면서 교우 관계지도에도 효과가 있다. 국어책 제재글에 이어서 이야기를 쓰는 방법도 좋고, 작가에게 편지를 쓰는 방법도 있다.

      구글지도 등을 활용하여 본인이 여행했거나 여행하고 싶은 곳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글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사회과와 연관하여 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합수업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클래스를 통한 온라인 글쓰기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적인 피드백이 가능한 것이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이 퇴고이다. 본인의 글을 다시 읽으면서 수정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학생들의 경우 퇴고를 가장 힘들어한다. 본인의 글을 다시 읽는 것을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고 숙제라는 생각으로 글쓰기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교사가 적극 퇴고 작업에 개입할 수 있다. 학생이 제출한 글에 댓글 형태로 피드백을 줄 수 있고 교사가 직접 수정제안을 할 수 있다. 수정제안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학생의 글을 열고 수정할 부분을 수정하면 된다. 자동으로 어떤 부분이 수정되면 좋은지 피드가 생성되고, 학생들은 각각의 피드를 확인하면서 본인의 글을 수정할 수 있다. 이러한 수정 작업은 몇 번에 걸쳐 일어나고 본인의 글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경험하는 학생들은 퇴고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제일 많이 손이 가는 것이 맞춤법인데, 이 경우는 학생들에게 글 제출 전에 꼭 구글 닥스에 기본 내장되어 있는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서 맞춤법을 한번 점검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글을 쓰다 보면 학생들이 인터넷의 자료를 무분별하게 복사해 오는 경우가 있다. 글쓰기 수업 전에 학생들에게 지적재산권에 관한 중요성에 대해 교육을 하고 남의 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과 인용하는 것의 차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논설문의 경우 근거자료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올바른 인용 방법에 대해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복사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구글클래스에는 횟수의 제한이 있지만 자체 표절 체크기가 내장되어 있다. 학생들이 온라인상의 다른 사람의 글을 그대로 가져왔을 경우 표절임을 알려준다. 학생들에게 사전에 이러한 표절검사에 대해 인지를 시키면 다른 사람의 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완성된 글은 다른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본인의 글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발표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재외학교에는 한글을 바로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이 경우 한글을 바르게 읽는 연습도 같이 겸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글쓰기 지도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가 되었다. 구글문서도구들과 구글클래스가 출시되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이를 활용하여 재외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를 꾸준히 실시하였다. 지도 결과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과 더불어 전반적인 한글 문해력이 좋아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학생들이 완성한 글을 발표할 때면 이를 동영상으로 녹화하여 학부모와도 공유하였다.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꾸준한 글쓰기 교육은 재외학교 학생들에게 필요하다. 요즘은 성인들도 글을 쓰기 위해서는 노트북을 먼저 켠다. 학생들에게도 온라인이라는 도구는 매우 친숙하다. 이러한 익숙한 도구를 사용하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글쓰기에 대한 경계감을 허물수 있다.

      구글클래스는 글쓰기 교육 외에도 다양한 교육에 활용이 가능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교육 시 많은 교사가 활용하였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교육과 비교하여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 적절히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와이프가 '로미'를 사랑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