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COCO May 27. 2024

인공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필리핀 마닐라 스타링크 인터넷 설치기

지금 거주하고 있는 필리핀의 인터넷 사정은 좋지 않다. 심지어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 그중에서도 최고의 신도시로 불리는 보니파시오 조차도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초고속 인터넷을 맛봤다면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필리핀의 거대통신사 두 개가 통신시장을 거의 점령하고 있어 사실상 경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일 수도 있고 기반시설이 우후죽순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선로 작업이 힘든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지형적인 특성과 인구의 절대다수가 저소득층인 이유로 유선보다는 무선망에 투자를 하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필리핀의 인터넷 환경은 좋지 않다. 유선인터넷 환경이 형편없는 반면 무선인터넷은 투자가 활발해서 저렴한 가격에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아무리 무선이 빠르다고 하더라도 유선인터넷만큼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기 힘들고 날로 늘어나는 다양한 인터넷 연결 기기들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유선인터넷이 필요하다.

하필 근무하는 곳은 광인터넷망 선로가 없는 건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사 속으로 감추어버린 예전 PC통신 시절의 추억이 담긴 전화선을 이용한 DSL망을 사용하고 있다. 전체 건물을 50메가 인터넷이 커버하고 있다. 이것도 최근 두배로 속도를 올린 것이고 코로나시절 이전에는 25메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가정집도 기가 인터넷으로 불리는 1,000메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 전체가 50메가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 될 것이다. 대용량 다운은 사용자가 없을 때 밤을 새워야 가능한 일이고 접속자가 조금이라도 늘면 전체 망이 느려지면서 페이지 로딩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인터넷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했으나 건물로 들어오는 인터넷망이 없는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위성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필리핀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2023년 말에 서비스를 론칭하였고 유선인터넷에 한계가 있는 섬이나 오지 등을 중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었다. 가정용 기준 월 사용료는 2,700페소 우리 돈으로 6만 5천 원으로 기존 인터넷 업체들의 유사한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 요금인 1,699페소에 비해 30% 비싼 요금을 받고 있지만 인터넷 상황이 해결만 된다면 더한 금액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기존 회사들이 초고속이라고 내세우는 속도도 200메가 정도이고 스타링크에서 최고속도로 제시하는 것도 200메가 정도이다. 물론 위성인터넷의 특성상 위성안테나 설치위치 및 기상환경에 따라 최고 속도가 나오지는 않는다. 실사용을 해보니 장애물이 없고 신호가 좋을 경우 170메가 정도의 속도가 나온다.

서비스 설치를 위해서는 2만 8천 페소(원화 기준 28만 원)를 지불하고 위성안테나와 무선 공유기를 주문해야 한다. 주문은 스타링크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배송비는 따로 없고 DHL을 통해 배달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배송을 시작해도 2~3일이면 배송받을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 가입은 간단하다. 공식홈페이지에서 계정을 만들고 서비스 종류를 선택 후 배달온 장비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끝이 난다.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 장소에 고정적으로 설치하는 요금제가 제일 저렴한 월 2,700페소이고 여러 장소를 옮기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요금제는 3,300페소이다. 설치과정 또한 간단하다 공유기에 연결된 전원 플러그를 콘세트에 꽂고 공유기를 전용 라인으로 위성안테나와 연결시켜 주면 끝이다. 하지만 안테나를 설치하는 장소가 중요하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있는 경우 음영지역이 생겨 인터넷 끊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최적의 설치장소는 건물 옥상 중앙이다. 근무하는 곳은 옥상이 없는 건물이다. 구조적으로 건물위쪽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환경이다. 음영지역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수차례 건물 주변에서 장소를 옮겨 음영지역을 10% 정도로 만드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기본제공되는 8미터 선보다 더 긴 선이 필요해 전용선을 추가 구입해야 했다. 모든 스타링크 추가 장비는 전용선으로만 연결되고 스타링크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하면 DHL을 통해 2~3일 안에 배송이 된다.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 전용선은 2종류인데 5,000페소짜리 20미터 선과 6,800페소짜리 40미터 선이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전용선 이외에도 다양한 부가 장비를 판매한다. 건물전체 인터넷 선로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용라인이 아닌 일반적인 인터넷에 사용되는 이더넷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분배기가 필요하다. 분배기의 가격은 3,200페소이고 한 개의 이더넷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하게 해 준다. 분배기에는 한 개의 이더넷 케이블만 연결이 가능하지만 일단 이더넷 케이블이 연결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인터넷 장비에 스타링크 인터넷 신호를 연결할 수 있다.

스타링크의 모든 서비스는 간편하게 앱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위성안테나의 음영지역 확인 및 실시간 다운 및 업로드 속도 및 지연시간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무선공유기의 암호설정 등 기본적인 인터넷 환경설정 및 접속기기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스타링크 서비스는 약정조건이 없기 때문에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간편하게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장비의 소프트웨어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스타링크 측에서 지속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고 지금은 실사용기준 170메가 정도가 한계이기는 하지만 추후에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온라인 글쓰기 교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