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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Nov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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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일기


#성당일기 연중 33주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포한 세계 가난한 이를 위한 날. 한동안 내내 가던 청년 미사 시간이 변경되고, 오랜만에 다녀왔다. 혹시 그 미사 시간에 오는 지 궁금해 연락한 둘은 어김없이 그곳에 있었고, 같은 줄에 앉아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오늘의 복음은 마태오 복음, 각자 받은 탈렌트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관한 말씀이었다. 신부님 강론 중엔 "신앙인이란 조금 더 보는 사람, 조금 더 마음 쓰는 사람"이란 부분이 무척 와 닿았다. '주변에서 감사함을 찾고 발견하며 말하는 사람, 우리가 누리는 것들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아는 사람' 이란 부분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살펴 봐 주는 마음, 눈길 등에 대해 생각한다. - 청년 미사의 봉사 단체는 크게 미사에 해설, 독서 등을 하는 전례단과 성가를 부르는 성가대, 신부님과 함께 입당하고 제대에서 신부님 곁에 있는 복사단이 있다. 오늘 미사에선 복사단에 한 자매가 연습, 교육 끝에 처음으로 복사를 서는 날이었다. 매주 미사가 있지만, 봉사표를 채우는 게 가끔은 쉽지 않을 때도 있기에  신입단원이 들어와 교육 받고 새로운 봉사자로 거듭나는 건 분명 중요한 일이고,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같은 단체의 앞서 봉사하는 사람은 교육을 해주기도, 일부러 그날 봉사하며 처음 하는 이에게 힘이 되어준다. 첫 봉사를 축하하는 마음을 말로, 마음으로 나누는 것도 큰 축복의 시간이기도 한 셈.  참 오랜만에 찾아간 시간에 내가 임원이던 때에 함께 봉사하던 이가 이젠 단체의 단체장이 됐다는 소식도, ('제가 보는 눈이 참 있죠?!' 라는 말과 함께 단장 축하 인사도 전하고) 누군가의 결혼 소식도, 첫 봉사를 사진으로 담아줄 수도 있었다.


신부님 강론처럼 "조금 더 보는 사람"으로의 한 주간이었던 것같다. 오랜만에 찾아간 곳에서 성전, 봉사하는 이들, 제대의 꽃과 성모상 앞에 놓인 꽃, 반가운 성가대의 성가 등•• 많은 것을 받고 돌아왔다.


공동체, 서로 바라봐 주고 지켜봐 주는 마음, 변하지 않는 것 속에서 변하는 것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 돌아보면 청년 활동의 4년 동안 그걸 알게 됐다는 게 큰 선물인 것 같다. 어쩌면 오늘날 더더욱 필요하고, 알고, 느껴야하는 마음과 정신. 흠뻑 빠져있고, 최선을 다한 시간은 결국 나에게 다양한 형태로 돌아옴을 느낀다.


미사는 언제나 은총과 축복. #성당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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