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결산

헤어짐을 준비하던 4월, 슬프고 또 아름다운 이별의 달이었다.

by 이지나

2017년 여름,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엄마가

2019년 4월 26일 돌아가셨다.


4월의 기억은,

은평 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엄마의 장례미사를 치른 성전••

성가: 장례미사에서 성가대가 불러주신 천상병 시인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귀천>

https://m.youtube.com/watch?v=SGaDqnmg8Jw


--

지난 2019년 4월 26일 금요일, 투병 중이시던 엄마가 돌아가셨다. 오전 장례미사를 드리기 위해 4일장을 치렀다. 성당에서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해 빈소에 오시고 사진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린 분, 요즘 왜 이리 안보였나 궁금했다던 수선집 아주머니, 집 근처 주차장 아저씨, 성당에서 엄마가 활동하던 단체의 수많은 분들. 엄마는 늘 누군가를 챙기고, 가방에 있던 무언가를 나누고 싶어 하고, 맛있는 식당이 있으면 꼭 엄마 지인들과 며칠 안에 함께 가야 하는 분이었다. 장례미사를 앞두고, 자식들이 기억하는 엄마는 어떤 분이냐는 신부님 말씀에 '~걸, ~할 걸' 하지 않는 분,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을 때 기쁘게 해 주라는 걸 늘 말하시던 분, 사랑은 행동이고 실천이라 믿었던 분,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약했던 분. 구두수선 아저씨에게도, 오래 만난 친구들에게도 빵 하나라도 나누고, 또 성당에서 좋은 강론을 들으면 녹음해서 나누었던 분이다. 물론 그 에너지를 좀 더 자신에게 집중했다면 조금 더 오래 사셨을 수 있겠지만. 엄마는 주는 기쁨, 나누는 행복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던 분이다. 그래도 엄마가 엄마답게 사시고, 또 삼 남매가 모여있던 병원에서 편안히 임종하셨음에 깊이 감사하고, 엄마의 장례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던 시간이 있던 게 참 감사하다. 활짝 웃으시는 영정사진을 고를 수 있었고, 흰 국화가 싫다는 엄마를 알고 친한 꽃 가게분이 제단 꽃을 꽂아주셨다.
삼 남매 중 유독 엄마와 친하고, 또 엄마와 코드가 잘 맞았던 나는 그간의 밀착된 시간 속에 가끔은 피곤하기도 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등을 헤아리고 생각•판단할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하다.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것은 모든 자식이 치르고, 겪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면 너무 큰 비극이기도 하고, 공평한 인생의 숙제인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은 호스피스 병동에 계셨기에 나 또한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늘 생각했고 21일 동안 매일 병동에서의 엄마를 보고, 말을 하고 손을 잡으면서 언젠가 보고 싶어도 볼 수없음,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으니 좀 더 시간을 보내려고 최대한 애썼다. 아쉬움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엄마의 목소리와 말은, 벌써 그립고 그립다. 장례식장 한 켠의 이해인 수녀님의 시 <이별의 아픔>. '저 세상으로 보내고도 곧 그가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 내내 아파하는 이들에겐 /마음껏 그리워하라고 말하는 게/더 아름다운 위로가 아닐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해' ㅡ 생각하고, 정리하고, 쓰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이지나 요안나의 엄마, 우명옥 로사리오의 영원한 인식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고맙습니다. #RestinPeace #엄마딸여행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19년 3월 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