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인 진우와 잘 사귀어 보라고 성화인 가족들을 향해, 유정이 "그만들 좀 하세요! 하여튼 내 인생에 나보다 더 관심 많고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안다니까. 그렇게 잘 알면 다 같이 모인 김에 달님한테 기도라도 하세요. 내 소원 좀 들어달라고. 내 소원은, 다시는 이런 말 안 듣는 거야. 나 간다!"라고 외친 후, 집(본가)을 나가버린 장면
유정이 나가버린 후, 멋쩍어진 가족들은 술을 마시거나 안주를 먹으며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오늘 이 '사단'의 '복병'인 미정이 가족을 향해 이런 말을 합니다.
아니, 근데, 진짜. 다 같이 모인 김에 우리가 달님한테 기도라도 할까요?
우리 소원이니까, 우리 마음대로요.
(다음 장면) 휘엉청한 달님이 올려다 보이는 베란다
고모 : 달님! 우리 유정이랑 진우 그냥 사귀라고 하세요~~
아빠 : 달님! 우리 유정이랑 진우 결혼하게 해주십쇼. 갔다와도 좋습니다.(가족들의 야유가 시작되자) 아니, 이건 취소, 취소, 진짜 취솝니다!
미정 : 유정언니랑 진우잘 어울리는 거,그들이알게 해주세요.
유성 : 둘이 잘되면, 진우한테 매형이라고 불러 볼께요.
엄마 : 달님, 고운 달님! 우리 유정이가 이제 수인이 놓아주게 해주세요. 제발요오~~
하하호호.
가을밤이 깊어갔다.
누구나 옆구리에 그리움 한 줄기씩 매달고 다니지 않았었나요? ^^
| 작가노트
소설을 읽어만 봤지 써본 적은 없던 저의 '첫 소설'<옆구리에 아카시아가 자란다>는
제가 한 시절 너무도 사랑했던 작가 루쉰(魯迅, 노신) 선생님을 향한 헌사입니다.
(참고: 2019년 4월에 썼어요^^)
저의 '루쉰 시절'엔 어떤 글을 읽어도 늘 '루쉰'이라는 동심원을 향해있던 것 같아요.
마치 이유정처럼요 :)
소설 속 유정의첫사랑, 수인의 이름은
루쉰 선생님의 본명 주수인(周樹人)에서 왔습니다.
본명도 범상치 않지요?
‘나무(樹) 사람(人)’이라니요...^^
2화 내용 중 ‘웃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것은 내가 웃는 소리였다’와
7화 내용 중 ‘대추나무 잎도 어쩌면 분홍색 꽃으로 태어나고 싶을 것’이라고 한 부분은
루쉰 선생님의 작품 「가을밤(秋夜, 추야)」 속 장면을 오마주한 것입니다.
첫사랑만큼이나 어설프고 서툰 이야기이지만 여러분께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고 설레었습니다 ♡
시간 내어 읽어주신 모든 분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신 비타민 같은 독자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