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관한 단상 (1)
세상을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어 생각해본다면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노력한 개미와 게으른 베짱이의 차이일까?
우리는 어릴 적부터 항상 노력하는 삶을 강요받아 왔다. 학창 시절부터 경쟁에 시달려왔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매 순간 어떠한 일이든 노력하고 있지 않으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모두가 이렇게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왜 성공하는 사람은 인구의 극소수일까? 노력이 부족한 탓에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아무렇게나 노력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노력이 중요치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노력은 아주 기본적인 소양이자 밑바탕이 되는 것일 뿐, 이보다 중요한 일은 '무엇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냐는 것이다. 여기서 '무엇에'는 방향성, '어떠한'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 해보자. A는 무지막지한 시간을 투자해서 학창 시절에 하던 습관대로 수많은 영단어를 암기하고 교재를 독해해가며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학습 방법으로 노력 한다한들 목표한 '여행을 위한 영어 습득'은 어려울 것이다. 또한 과거에 해봤음에도 실패한 방식을 지금 다시 시도해서 다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A가 이런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정신적 충족감. 그저 그뿐이다.
B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적합한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맞추어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다. 먼저 여행을 위한 영어라 한다면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방향으로 잡고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역량으로 리스닝, 스피킹 스킬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꼽았다. 그다음 목표한 역량 강화를 위해 영어 유튜브 청취, 쉐도잉, 원어민과의 실제 대화 연습 등. 목표한 방향에 적합한 다양한 전략을 세워 이를 따라 노력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A와 B 중 누가 더 열심히 했고, 누가 더 많은 시간을 노력했고 따위는 중요치 않다. 실제 성과를 평가해보면 적합한 방향성을 정하고 이에 맞추어 전략을 세운 B가 더 쉽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여러분이 A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지금 여러분의 선택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해보기 바란다. 분명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목표하는 이상과 현실이 너무나 극명하게 차이 난다면 지금 여러분은 잘못된 방향성과 전략을 가지고 무의미한 노력만을 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경제적 성공에서도 적용된다. 많은 사람들은 흔히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대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매주 복권을 구매하는 행위는 가능성 희박한 천운에 기대는 것일 뿐, 전혀 상식적인 행동으로 볼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생적으로 부를 쥐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단 두 가지뿐이다.
남이 내 돈을 벌어주는 하나의 체계이자 생산수단; 시스템을 만들어내거나, 그 시스템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뿐이다. 첫 번째는 창업이고, 두 번째는 투자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 어떠한 일도 하고 있지 않다면, 여러분이 바라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은 단순히 허황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금융과 무관하게 단순히 자신의 분야에서 우직하게 열심히 일 한다고 무언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산업자본주의를 거쳐 금융자본주의의 세계에 도달했다. 금융자본주의는 노동력 위에 자본이 우선되는 체계이며 우직하게 일하기보다는 누가 머리를 잘 굴리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결정되는 체계라는 것이다.
처음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여러분이 지금 기울이는 모든 노력은 헛된 일일 수도 있다.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만큼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아웃풋을 기대하면서 토익 영단어를 암기하고 있다거나, 혹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아웃풋을 기대하면서 지금 남들 따라 공무원 시험이나 일반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인풋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사람이란 무슨 일이든 노력했다면, 이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노력했는데 결과물이 실패일 경우 남는 건 없다. 노력했는데 결과물이 실패라면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없어 노력한 사람은 서운하기만 하고, 자존감만 떨어지는 일이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는데 결과물이 0이 아니라 -가 되는 것이다. 공들여 개발한 신제품이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악성 재고로 쌓이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무언가 열심히 노력하기 전에는 항상 "내가 이 일을 정말 열심히 해도 되는지",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아무렇게나 노력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노력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다 하고 있다. 중요한 건 방향성과 전략이다. 일만 시간의 법칙은 거짓이고, 시간과 성과는 더 이상 정비례하지 않는다. 타성에 젖어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바라는 미래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