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친구가 된 엄마에게
엄마 나 아픈 데가 생겼어
그런데 낫지를 않아
어른이 되면 그런 거야
아픔이 달라붙을 때
생각도 같이 머물지
더디게 걷다 보면
아래로 굽어지게 되면
발끝이 무거워지면
아픔은 친구가 되지
허리와 등에 묵직한 새벽을 이고
양팔에 억척스러움을 매달고
자식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려
서울 끝에서 끝을 비질하며 다니다 보면
아이구 허리야
에고 어깨야
에휴 다리야
자꾸 부르다 보면 아무렇지 않아
무던히 살다 보면
단단히 지나다 보면
아픔은 친구가 되지
반년 전쯤인가부터 한쪽 허벅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됐다.
처음엔 고쳐보려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지옥 같은 추나도 받고 스트레칭도 해봤지만 나아지질 않았다.
'이거 고쳐야 하는데...'생각은 들었지만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은 지속되었고, 나의 통증은 자연히 잊혀갔다.
물론 불쑥불쑥 나타나 '너 이거 놔둘 거야?' 하고 항의하듯 찌릿한 신호를 보내올 때도 있었지만 그런 걱정마저도 금세 무뎌졌다.
아, 아픈 나의 엄마도 그랬을까. 어느 날 멀쩡하던 손발이 제멋대로 떨려왔을 때, 그저 젊은 시절부터 수 십 년 동안 힘든 청소일을 많이 해서 그러려니 했을까.
고쳐지지 않는 통증들이 하나 둘 내 몸에 쌓이다 보면 나도 엄마처럼 될까. 엄마는 지금 기울어져가는 노구도, 흐려지는 기억도 아무렇지 않을까. 아픔은 이젠 엄마에게 착 달라붙어 친구 같은 것이 되어버렸을까. 아니면 날마다 죽음 같은 망각의 소용돌이를 헤쳐 오르며 사투를 벌이고 있을까.
엄마에게 물어도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게 문득 슬퍼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