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밤을 건너 만난다

성장통

by 시지프의 아내

꿈이 아니라는 생각 들자

밤이 흩어지고 심장이 켜진다


돌겻잠 자며 꿈속을 뛰놀다
까만 밤을 지나는 게 무서운지

너는 서러운 소리로
고요한 밤을 흔든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 여깄어
더듬더듬 뜨끈한 등허리의 열이
손으로 옮겨 붙을 때까지

문지르고 문지르고

네 뜨거운 눈물을
내 차가운 뺨으로 닦아

네 달음박질치는 작은 심장에
내 느릿한 가슴을 포개니


툭 떨어진 고개에
툭 끊어진 나의 밤을 다시 이어

꿈에서도 너를 안으려
조그마한 등에
졸린 고개를 힘없이 묻는다





대체 깨지 않는 새벽이 언제 올까 싶은 육아의 밤.
꽤 유아티를 벗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이는 거의 매일을 새벽마다 자지러지게 울며 엄마를 깨운다. 코가 막혀서, 나쁜 꿈을 꿔서, 쉬아가 마려워서... 이유는 다양하지만 아마도 성장통인 듯하다. 수시로 깨는 아이를 매일밤 잠결에 다독이는 것이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아침이 되어 "왜 그렇게 울었어?" 하고 물어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그리 억울할 것도 없다. 나는 엄마의 목을 감싸 잡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는 아이였다. 엄마는 그렇게 매일밤 딸에게 목이 조인채 잠에 드셨다. 간지럽고 답답했을 텐데 기꺼이 딸에게 목을 내놓으셨던 것이다. 아이를 생각하며 쏟아내는 시는 결국 엄마를 향한 그리움으로 고이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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