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림의미학 Apr 11. 2018

기억의 마법은 끔찍하고, 그리고, 또 멋지다.

매일이 여행 요시모노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 - 매일이 여행 中


이 부분을 읽고, 필사하면서 미국에 잠깐 머물 적, 어떤 날이 몹시도 그리워졌다. 


뉴저지에서 생활했던 당시 활동반경은 펠팍, 잉글우드, 포트리, 에지워터, 덴빌, 리지우드 등. 

나에게 있어 여행지에서 거주지로 변해가는 시점이었고, 그 날은 정말 별거 아닌 날이었다.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에지워터의 어떤 마트에서 제법 맛있고 유기농스러운 스낵과 아몬드 브리즈, 아보카도, 사과, 초콜릿 1개(씹었는데 건포도가 부담스럽게 박혀있어 얼마 못 먹고 버렸던)를 샀고, 돈 아낀다고 살까 말까 고민했던 가공식품들을 뒤로하고, 친구들과 각자 나름대로 득템 했다고 뿌듯해했었다. 

그러고 나서 스타벅스에 가서 좁은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콜드브루를 주문했고(그때 당시 콜드브루는 한국 스타벅스에 없었고, 미국에서 처음 마셨을 때 정말 획기적으로 맛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선 다소 안타까운 맛이지만 말이다.)한 모금 마시고, 역시 콜드브루라고 감탄하며 나오자마자 친구 차를 타고 떠났다. 


왜 이런 아주 사소한 기억이 마음속에 남는 걸까? 

몇 년이 훌쩍 지나고 나서 향수병이 걸렸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이란 것은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것, 긴장 없이 누렸던 객지에서의 일상에서 좀 더 아련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 곳에서도 객지라고 못 느끼는 여행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것이 아닌 단순하면서도 사소하고, 새로운 것들을 채워가며 조금씩 감탄하는 것. 여행처럼 새롭고, 작은 취미 활동들을 할 것이다. 자기계발이 아닌 일상을 여행같이 생각할 수 있는 취미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