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계속 도전한다'는 바이브

시니어 모델이자 배우, 임상혁

by ReLight

20대에 잠시 멈췄던 모델의 꿈을, 가족을 다 키워낸 지금 다시 펼쳐가는 사람. 시니어 모델 임상혁 님은 "지금이 제일 좋다"라고 말합니다. 연기와 워킹, 탭댄스와 드럼, 그리고 비스듬히 걸친 전신샷처럼 삶을 유연하게 즐길 줄 아는 그는, 무대도, 골목도, 공원도, 일상 속 모든 장소를 자신의 런웨이로 만듭니다. 그의 바이브는 단지 '젊어 보인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건 '지금 이 순간' 가장 나답게 사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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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57년생, 임상혁입니다.


-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대에 한남동 모델 라인의 1기생이었어요. 중간에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아이들을 다 키운 후에는 ‘이젠 나를 위한 시간을 써보자’고 마음먹고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작년부터 연기에 올인하고 있는데, 한 번은 에이전시에서 오전 1시로 보낸 스케줄을 오후 1시로 착각해서 큰일이 날 뻔했어요. 새벽에 감독님 전화받고 급히 가서, 아침 7시까지 기다리며 사과드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시간 확인은 두세 번씩 하게 됐어요.


- 본인이 생각하는 베스트 컷이 있나요?

제가 마른 편은 아니라 상체가 앞으로 나오는 구도는 피하는 편이에요. 비스듬한 전신샷이 가장 잘 나오는 것 같아요.


-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이 궁금해요.

20대 때부터 옷 입는 걸 좋아했어요. 비싼 옷보다는 제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르는 편이에요. ‘젊게 입는다’는 말을 종종 듣고요. 짧은 치마도 즐겨 입고, 특히 초록색을 좋아해요.


- 배우 활동은 언제 시작하셨나요?

이전엔 직장 때문에 자주 하지는 못했어요. 최근에는 연기에 흥미를 느껴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요. 장르 가리지 않고 현장 분위기만 좋아서 부르기만 하면 어디든 갑니다.


- 모델 활동을 통해 삶의 변화가 있었나요?

예전엔 자신감이 많이 줄어 있었어요. 하지만 모델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워킹하고, 내가 원하던 걸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그게 가장 커요.


-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새로운 걸 배우고 익히는 게 너무 즐거워요. 지금은 공부를 해서 강사 활동도 하고 있어요. 아직은 초보지만,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게 참 보람차요.


- 시니어 모델 활동을 시작하실 때, 가족이나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남편이 처음엔 권했어요. 지금은 활동을 걱정하지만 지켜봐 주고 있어요. 아들은 저의 ‘매니저’처럼 의상 해외직구부터 여러 가지를 도와줘요.


- 상혁 님이 시니어 모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정말 다양해요. 가보지 못한 곳, 만나보지 못한 사람, 입어보지 못한 옷… 평범한 일상에선 겪기 어려운 경험들을 하게 돼요.


- 요즘 즐기는 취미가 있으신가요?

예전엔 가정에 집중하느라 저를 위한 시간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게 살고 있어요. 탭댄스를 시작한 지 2년 됐고, 피아노랑 드럼도 배우고 있어요. 남들이 보면 힘들겠다 싶겠지만, 저는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 주로 연주하는 곡은 어떤 건가요?

<Moon River>는 악보 없이도 80% 정도 연주할 수 있어요.. 빠른 곡으로 <아파트>도 연주하고,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 노래도 칠 수 있어요.


- 음악을 통해 얻는 즐거움이 있나요?

여유, 추억, 긍정적인 에너지요. 음악을 들으면 젊은 시절이 떠오르고, 기분이 참 좋아져요.


- 이런 취미들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언제든 쓰일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하나씩 준비하는 느낌이에요. 연기 활동에 언젠가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하고 있어요.


-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노년은 한 마디로 '지혜와 경험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늘어감과 잃어감, 이렇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어요. 늘어가는 것은 나이가 늘어가고, 주름이 늘어가고, 휜 머리가 늘어가는 거죠. 그러면서 우울증도 올 수 있지만 그걸 잘 극복하고 지혜롭게 이겨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잃어가는 것은 여태까지 가졌던 직위를 잃어가고, 힘을 잃어가고, 삶에 대한 모든 걸 잃어 갈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면서 슬기롭게 베풀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젊은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젊음은 정말 큰 무기예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해보길 바라요. 인생은 생각보다 짧으니까요.


- 20대로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시행착오 없이, 리허설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삐뚤빼뚤 생각했던 대로 잘 안 됐기 때문에 후회가 있지만, 20대로 돌아가면 다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본인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장소나 물건은 무엇인가요?

의상이요. 그리고 모자, 선글라스, 스카프 같은 소품들을 좋아해서 그걸로 포인트를 많이 줘요.


- 마지막으로,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사진에 담기고 싶으신가요?

시크하면서도, 힘을 쫙 빼고 편안하게 담겼으면 좋겠어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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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 편집 김민희, 인하연

편집 이소정